최근 극장가에 한국 영화가 리메이크와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연이어 출격했다. 홍콩 영화 ‘엑시던트’를 각색한 ‘설계자’에 이어 미국 코미디 영화 ‘터커 & 데일 Vs 이블’을 원작으로 한 ‘핸섬가이즈’, 스웨덴 영화 ‘콕핏’을 리메이크한 ‘파일럿’ 등이 주인공이다.
리메이크는 국내 영화계에서 오랜 시간 진행돼 왔다. 이전 리메이크 작업이 시장 확대를 위한 움직이었다면, 팬데믹 이후에는 영화 산업이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제작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기 위해 검증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지난 달 26일 개봉한 ‘핸섬가이즈’는 원작을 국내 정서에 맞게 잘 이식시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손익분기점을 넘어 173만 관객을 모으며 올해 개봉한 영화 중 흥행 5위에 안착, 리메이크작의 성공 사례를 또 한 번 만들어냈다.
‘파일럿’도 사전 예매율 17만 장을 기록, 관심 속에서 놓여 있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이러한 리메이크 영화들의 증가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리메이크 작품들은 원작의 성공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원작이 갖고 있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위험이 있다. ‘설계자’의 실패는 원작의 스릴과 긴장감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 시장에서는 리메이크 신작이 한국 영화만의 참신함을 떨어뜨린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과거 한국 영화는 독창적인 스토리와 연출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리메이크 작품들의 증가로 인해 한국 영화만의 고유한 매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해외 세일즈에서도 리메이크 영화는 미온적인 반응으로 제작사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라고 전했다.이는 의존도가 높을 수록 국내 영화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관계자는 “리메이크를 할 때도 단순히 원작을 따라가는 방향이 아닌, 한국적인 요소를 적절히 가미하며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핸섬가이즈’가 좋은 롤 모델이 됐을 것이다”라면서도 “좋은 콘텐츠 양성이 산업에서 가장 밑바탕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 오리지널 각본 발굴, 인재 양성 등을 통해 한국 영화만의 독창성과 매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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