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태구가 JTBC 〈놀아주는 여자〉로 이미지 변신에 완벽 성공했습니다. 그간 장르물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로 활약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이번 작품에선 속절없이 사랑에 빠진 모태솔로 서지환 역으로 열연하고 있으니까요. 상대 배우인 한선화와의 남다른 케미로도 주목받고 있고요. 호평이 이어지면서 그의 이전 출연작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 서지환에 앞서 그의 인생캐릭터로 평가받는 배역을 정리했으니 함께 살펴봐요.
최근 〈놀아주는 여자〉에서 고은하(한선화)가 서지환의 코 밑에 검은 수염을 가져다 대며 “밀정에 나오신 분이랑 되게 닮았어요”라고 장난쳤던 장면, 보셨나요? 엄태구의 인생캐릭터 중 하나인 〈밀정(2016)〉 하시모토를 떠올리게 한 장면이었죠.
영화는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물입니다. 엄태구는 극 중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하시모토로 열연했는데요. 캐릭터 특유의 포악하면서도 냉혈한 면모를 완벽 소화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하시모토가 부하의 뺨을 사정 없이 때리는 장면은 많은 이들을 숨죽이게 할 만큼 강렬했어요.
엄태구는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세계에 알린 독일인 기자 피터, 그리고 그와 함께한 택시운전사 만섭의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영화에서 엄태구가 맡은 역할은 광주의 샛길을 지키는 군인 ‘박중사’였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극 후반부, 박중사는 광주를 빠져나가려는 두 사람을 붙잡지 않고, 보내줌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합니다. 앞서 외국인을 태운 택시는 무조건 잡으라는 상부의 명을 받았으면서도요. 특히 그가 만섭의 택시 트렁크에서 서울 택시 번호판을 발견했음에도 이를 눈감아주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꼽힐 정도! 엄태구 특유의 묵직한 저음과 강렬한 눈빛이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극대화했다는 평도 나오고 있습니다.
엄태구 캐스팅과 관련해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있는데요. 알고 보니 〈택시운전사〉 제작진에게 엄태구를 강력 추천한 이가 바로 송강호였다는군요. 두 사람은 영화 〈밀정〉을 시작으로 〈택시운전사까지〉! 두 번 연속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송강호는 〈택시운전사〉 관련 인터뷰에서 “감독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밀정’ 이야기가 나오면서 엄태구가 거론됐다. 그래서 그 친구 너무너무 잘하더라. 정말 좋더라’라고 말했다”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엄태구가 캐스팅된 과정도 전해졌는데요. 송강호와 대화하던 당시, 제작진은 ‘박중사’ 역에 딱 맞는 배우를 찾고 있었다고 해요. 그와 이야기를 마친 후 엄태구를 불러 오디션을 진행한 것이고요. 결과는 모두가 알 수 있듯이 합격! 엄태구의 인생캐릭터 경신에는 송강호의 추천도 한몫했네요.
OCN 〈구해줘 2(2019)〉는 엄태구의 첫 드라마 주연작이죠. 사이비를 소재로 한 이 드라마에서 엄태구는 마을에서 ‘미친 꼴통’으로 불리는 반항아 김민철 역을 맡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홀로 사이비 집단 리더 최경석(천호진)의 정체를 깨닫고 끝까지 그에게 맞서는 등 반전 면모를 보여줘 시선을 사로잡았죠. 거친 눈빛과 액션 신으로도 화제가 됐는데요. 특히 대선배인 천호진과 격렬하게 치고받는 거친 액션신을 리얼하게 선보여 극의 몰입감을 더했습니다.
참, 〈구해줘 2〉는 종영한 지 벌써 5년이 지났지만, 오히려 현재 더 화제가 되고 있어요. 알고 보니 현재 〈놀아주는 여자〉에서 커플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한선화와 관련이 있다는군요. 당시 〈구해줘 2〉에서 한선화는 김민철(엄태구)을 짝사랑하는 고은아 역을 맡았는데, 이번 작품에선 그와 사랑에 빠지는 고은하 역을 맡았거든요. 이에 한선화도 “그때는 짝사랑하는 역할이었고, 이번에는 역으로 사랑받고 그 사랑이 이뤄진다”라면서 이름도 비슷한 게 운명이자 인연이구나 싶었다라고 했습니다. 엄태구 역시 그와의 연기 호흡을 묻는 말에 “과거 ‘구해줘 2’ 때도 호흡이 좋았고 지금도 좋더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이에 온라인에선 각 작품 속 두 사람의 투샷을 비교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 〈놀아주는 여자〉에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돋보인다면 〈구해줘2〉에선 이들의 진지한 매력이 가득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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