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아는 맛이지만, 배우들의 쫀쫀한 연기로 완성된 캐릭터를 보는 맛이 있다. 등장하는 캐릭터마다 치열하다. 각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 속, 살아남기 위해 미친 듯이 돌진하는 캐릭터들의 강렬한 싸움이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의 핵심이다.
디즈니+와 U+모바일tv에서 동시 공개되는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감독 최국희/이하 ‘노 웨이 아웃’)은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유재명 분)의 목숨에 걸린 200억 원의 공개살인청부가 벌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출구 없는 인간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 드라마다. 언론에는 4회까지 선공개 됐다.
극은 미스터리한 인물 ‘가면남’의 룰렛 게임으로 시작된다. 첫 번째 룰렛 게임의 대상은 도축업자 윤창재(이광수 분)로, 돈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어 두 번째 룰렛이 돌아가고 13년 만에 조기 출소한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유재명)와 ‘200억’, ‘죽인다’를 가리킨다. 살인 보상금 200억을 손에 쥐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 가운데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7명이 김국호에 접근한다.
경찰 백중식(조진웅 분)은 투자 사기에 대출이 막혀 돈에 허덕인다. 그런 그가 우연찮게 10억 원을 손에 넣게 되고, 그 돈의 주인인 윤창재에게 협박당한다. 설상가상으로 흉악범 김국호를 보호해야 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자신은 형을 살고 나왔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윤창재를 혐오한다.
이상봉(김무열 분)은 더러운 세상에서 성공을 위해 김국호의 법적 대리인이 되고, 호산시장 안명자(염정아 분)는 정치 생명이 끝날 위기에서 실낱같은 희망인 김국호를 이용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눈물의 정치쇼를 하고, 상대의 뒤통수를 치는 등 인간의 이중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또 사적 복수를 위해 김국호를 죽이려는 사람들 때문에 전혀 관련 없는 피해자, 희생자까지 발생해 씁쓸함을 안긴다.
배우들은 빈틈없는 연기로 극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 모든 상황을 좌지우지하며 마치 절대권력자로 표현되는 가면남이 수시로 등장하고, 대국민 살인 청부라는 미션 속 일반 사람들은 쉽게 볼 수 없는 단위의 돈이 오가기 때문에 개연성이나 현실감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배우들이 놀라운 연기 내공을 뽐내며 몰입도를 확 높여준다.
특히 흉악범 김국호가 된 유재명과 호산시장 염정아의 연기 변신은 ‘노 웨이 아웃’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포인트다. 자신의 죄를 반성할 줄 모르고 오히려 안하무인처럼 행동하며 주변에 피해를 주는 김국호는 러닝타임 내내 분노를 유발한다. 거친 언행의 안명자 역시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범죄자와 손을 잡고 국민을 속이려 하지만, 일말의 죄책감도 없다. 그야말로 비호감 덩어리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 궁금해지고, 계속 보고 싶어지는 건 아주 맛깔스럽고 천연덕스럽게 캐릭터를 표현해낸 배우들의 힘이 크다.
형사 옷을 입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연기를 하는 조진웅, 웃음기를 완전히 지워내고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이광수, 선과 악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긴장감을 덧입힌 김무열도 칭찬할 만하다.
그렇기에 5~8부를 책임질 또 다른 캐릭터의 등장이 더욱 기다려진다. 김국호의 아들인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서동하(성유빈 분), 김국호를 죽이기 위해 한국으로 오게 된 킬러 미스터 스마일(허광한 분)과 대형 교회 신도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젊은 목사 성준우(김성철 분)는 캐릭터 싸움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중에서도 허광한은 ‘노 웨이 아웃’을 통해 한국 드라마에 첫 도전하게 된 상황. ‘상견니’로 구축한 첫사랑 이미지를 뒤집고 킬러 미스터 스마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을지, 그가 완성할 새 얼굴이 궁금하다.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은 총 8화로, 7월 31일부터 매주 수요일 2회씩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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