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배우 생활을 했지만… “
재연배우 타이틀 벗어던진 ‘서프라이즈 걔’
매주 일요일 아침, 매번 다른 분장과 역할로 시청자들의 주말을 즐겁게 했던 스타가 있다. 그는 ‘서프라이즈 걔’라고 불렸던 배우 박재현으로,
1995년 연극 ‘햄릿’으로 데뷔해 MBC ‘신기한 TV 서프라이즈’에 약 20년간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대부분의 국민이 알 만큼 유명함에도 그는 어느 순간 배우 생활을 뒤로 한 채 방송계를 떠났다.
‘서프라이즈’ 터줏대감의 속사정
안 해 본 역할이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서프라이즈’에 출연했던 그는 100만 원 남짓의 적은 출연료에도 하고 싶은 연기를 계속한다는 마음 하나로 즐겁게 연기했다.
금전적인 것보다는 자부심 하나로 연기 생활을 이어갔던 그는 2018년 결혼과 함께 현실에 부딪혔다. 정해진 수입이 없고 오랜 재연배우 생활로 이미지가 굳어버린 그는 다른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를 얻기 힘들었고 이로 인한 생계 문제로 혼자 촬영장에서 울기까지 했다.
결혼 후 가장이 되며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했고, 딸이 초등학생, 중학생이 됐을 때 ‘너희 아빠 재연배우 아니냐’는 말을 듣게 하기 싫었던 그는 결국 배우를 포기하겠다는 생각으로 ‘서프라이즈’에서 하차했다.
가족을 위해 은퇴… 처음부터 다시 시작
은퇴 후, 가족을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생각한 그는 최저임금을 받는 일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지원했지만, 수많은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의 아내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박재현에게 ‘힘들어하지 말고 오빠가 편한 대로 하고 싶은 거 했으면 좋겠다’라며 응원했고, 이에 박재현은 원래 하고 싶었던 제작 일에 도전했다.
그는 친한 조명 감독님을 따라다니며 가장 막내가 하는 조명 보조를 자처했고, 한 촬영 현장에서는 어떤 배우가 조명 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그를 알아보곤 “저 사람 재연배우 아니냐. 이게 재연 프로그램이냐. 그럼 하기 싫다”라고 대놓고 무시를 하기도 했다고.
갖가지 멸시를 극복해 낸 끝에 그는 현재 방송 스태프 경험을 바탕으로 영상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며, ‘서프라이즈’에 함께 출연했던 재연배우 김하영과 인터넷 쇼핑몰도 운영 중이다.
그는 “닥치는 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뱉은 말에 책임질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2018년 16세 연하와 결혼한 그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딸 하나를 키우고 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재연배우도 배우인데. 참 힘드셨겠어요”, “누구나 다 알아보는데도 모든 경력 다 버리고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하다니. 대단해요”, “연기력도 너무 좋았는데. 생활력이 강하시네요”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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