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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가는 민희진 주술 경영 의혹, 자취 감춘 ‘지영님0814’ [TD현장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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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민희진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주술 경영 의혹이 하나둘 사실로 드러나며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민 대표는 “단순 지인일 뿐”이라는 입장만을 밝힌 뒤 해당 의혹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지영님0814’로 알려진 무속인 이 모 씨 역시 자취를 감춘 상태다.

티브이데일리는 26일 오후 이 씨가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H빌라에 위치한 M법당을 찾았다. 하나 이 씨는 이미 이곳을 떠나 종적을 감춘 상태였고, 기존에 등록된 전화번호로도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해당 법당은 또 다른 무속인 H씨가 이름을 바꿔 운영 중이었다. H씨는 초인종 소리에 문을 살짝 열고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취재진을 바라봤다. 현관문에는 어떤 상호도 걸려있지 않았지만 잠시 열린 내부로는 일반적인 점집의 모습이 펼쳐졌고, H씨는 “민희진 대표와 어떤 관계냐”는 물음에 “어떤 관계도 아니고 언급되고 있는 해당 무속인도 아니”라고 조심스레 답했다. 이어 그는 “올해 1월부터 새롭게 들어와 O법당을 운영 중에 있다. 이전 세입자가 누구였는지는 잘 모른다”라며 자신은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 설명했다.

최근 그저 일방적인 하이브 측 주장인 줄로만 알았던 민 대표의 주술 경영 의혹이 하나둘 사실로 드러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논란을 예상하기라도 한듯 ‘지영님0814’로 알려진 무속인 이 씨는 자취를 감췄고, 앞서 “그저 친한 지인 사이일 뿐”이라며 주술 경영 의혹을 부인했던 민 대표는 공개된 이 씨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중이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무속인 이 씨의 점집이 있던 건물

한편 하이브가 처음 민 대표의 주술 경영 의혹을 제기한 건 지난 4월 25일. 어도어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진행하던 하이브는 민 대표와 무속인 이씨와의 대화에서 주술 경영 정황을 발견했다.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코치 받아 이행해온 게 드러난 것이다. 특히 어도어를 하이브로부터 뺏어올 방안을 함께 모색해온 것은 물론,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병역 이행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해 충격을 자아냈다.

이에 민 대표는 “내가 언제 사주를 했냐’라고 반박하며 “그런데 하이브는 내가 마치 사주를 한 것처럼 묘사했더라. 하이브가 워낙 내게 지긋지긋하게 구니까, 답답한 마음에 ‘뉴진스 엄마’의 마음으로 고민을 털어놓은 거다. 그리고 굿이 무슨 잘못이냐. 굿으로 군대를 가고 안 가고가 결정되면 모든 사람들이 굿을 하지 않겠냐. 해당 무속인은 내 지인인데 무속인일 뿐이다. 무속인은 지인으로도 두면 안 되냐. 원래 난 점을 보러도 다니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여론은 민 대표 쪽으로 기울었지만, 이후 민 대표와 무속인 이 씨의 대화 내용이 하나둘 공개됨에 따라 분위기는 반전됐다. 실제로 주술 경영을 의심할 만한 말들이 오갔기 때문.

민 대표와 무속인의 ‘작전’은 3년 전인 2021년 봄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민 대표가 쏘스뮤직의 주관으로 진행되던 ‘하이브 첫 걸그룹 프로젝트’의 브랜딩 책임자로 일하고 있던 때. 민 대표는 브랜딩 책임자로서 걸그룹의 콘셉트, 프로모션 계획 등을 쏘스뮤직 측에 제공해야 했으나, 미팅을 차일피일 미루고 무속인과 계획을 세우기 바빴다. 이 과정에서 굿을 무속인에 부탁하기도 했는데, 당시 민 대표는 ‘방시혁 간섭 없이 내 뜻대로 걸그룹 프로젝트가 진행되길’ ‘5월에 발표할 내 레이블 반응이 좋길’ 등의 기도 내용으로 굿을 올렸다. 2021년 민 대표가 굿으로 쓴 비용은 7000만 원에 달한다.

두 사람의 작전은 계획대로 착착 진행됐다. 더 이상 걸그룹 프로젝트를 미룰 수 없었던 하이브와 쏘스뮤직은 뉴진스가 데뷔한 이후인 2022년 1분기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르세라핌을 먼저 대중에 공개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렸고, 민 대표는 “하이브가 약속을 어겼다”는 핑계를 대며 쏘스뮤직 소속 연습생들(현 뉴진스)을 자신의 레이블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때 민 대표가 쏘스뮤직 측에 건넨 건 투자 관리 비용 명목의 20억 원이 전부였다.

이후에도 무속인은 다양한 방면으로 경영에 일조했다. 당초 민 대표는 사명을 ‘올조이’로 짓길 원했으나 무속인의 추천으로 ‘어도어’라는 사명을 사용하게 됐고, 멤버 선별에 있어서도 무속인의 검토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무속인은 한 연습생을 보더니 “얜 완전 바보다. 눈에 제2의 영혼이 있다. 눈 밑이 검고 정신 나가기 일보 직전”이라고 조언했고, 민 대표는 무속인의 말만 듣고 “귀신 씌였냐. 탈락 확정”이라며 해당 연습생을 데뷔조에서 제외했다.

무속인은 민 대표에 직원 채용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이 아이 몸에 들어가야 한다. 내년까지만 이 사람으로 언니 옆에서 활동하고 싶다”라며 일자리를 청탁했고, 실제로 해당 지원자는 채용이 진행되다 최종 면접 단계에서 타 회사에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무속인은 어도어가 처음 설립되는 과정에서 풋옵션 배수에 대해 조언하는가 하면, “딱 3년 만에 기업합병되듯 가져오는 거다”라며 레이블 탈취 계획을 민 대표와 함께 의논하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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