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워런 버핏의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많은 사람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언론을 접하므로, 스승이 훌륭해질수록 제자 역시 훌륭해지는 법이다.” 언론 특유의 지적 영향력을 언급하는 것이나 오늘날의 사람들은 언론보다 다른 대상에게 더 강력한 영향을 받으니 유명인이다.
유명인 중에서도 스타. 스타가 똑똑해지면, 좀 더 풀어 말하자면, 스타가 올바른 방향성을 취하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을 둠으로. 예를 들어, 이효리를 통해서는 유기견 입양과 관련 봉사활동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고, 천우희가 ‘한공주’에서 보여준 온 힘을 기울인 연기는 당시 사건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는 어떠할까. 최근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이자 배우인 유리가 개인 SNS에 올린 게시물 하나가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게시물 속에서 유리는 제주 해변의 테트라포드(Tetrapod), 주로 방파제로 사용되는 가지(pod)가 네 개(tetra) 달린 마름쇠 모양의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었는데 이게 문제가 된 것. 물과 접하는 부분에 설치되어 파도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테트라포드는, 그 특성상 미끄러져 추락할 위험이 높고 실제로 크고 작은 낙하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여, 전국에 과태료가 부과되는 출입통제구역이 수십 개나 지정될 정도다. 다행히 유리가 사진을 촬영한 장소는 출입통제 구역에 포함되진 않았으나 영향력을 가진 스타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이라는 게 비판하는 이들의 입장이었다. 이를 의식했는지 게시물은 곧 삭제되었지만 이미 눈여겨본 사람들에 의해 퍼질 대로 퍼지며, 테트라포드가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은 둘째치고, 테트라포드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던 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인데. 흥미로운 현상이 아닐 수 없는 것이, 그녀의 안일함 혹은 무지함에서 비롯된 실수가 도리어 대중에게 안일하지 않을 수 있는, 혹은 무지하지 않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에게는, 스타로서 순간의 부주의한 실수로 이미지를 깎아버린, 한밤에 이불 킥이라도 해야 할 해프닝일 수 있겠다. 그래도 적어도 악영향을 끼친 건 아니니까, 안일하지 않고 무지하지 않은 대중의 존재 덕에, 돌이켜보면 오히려 적기에 필요한 경각심을 일으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을 취하게 되었으니, 이것으로라도 위안을 삼아보면 어떠할지.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유리 개인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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