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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이 꿈처럼 응시한 여름 한낮의 풍경

엘르 조회수  

많은 사랑을 받은 에스파의 〈Armageddon〉 활동을 마친 직후에 만났네요
첫 정규 앨범인 만큼 모두가 한마음으로 열심히 함께하고 있다는 기분을 내내 느꼈어요. 준비한 만큼 결과물도 마음에 들었고요. 팬들인 마이(MY)에게도 빨리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화려한 애니멀 프린트 점프수트는 Loewe.

화려한 애니멀 프린트 점프수트는 Loewe.

이후에도 쉬지 않고 달립니다. 7월 3일 ‘Hot Mess’로 일본에 데뷔를 했죠. 일본에서 자란 지젤에게는 더 뜻깊지 않을지
본격적인 일본 활동은 처음이다 보니 책임감을 많이 느껴요. 일본어를 많이 사용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컨셉트와 곡 모두 저희가 보여드렸던 이미지와 다른 느낌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즐겨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테일러드 재킷과 데님 팬츠는 모두 Loewe.

테일러드 재킷과 데님 팬츠는 모두 Loewe.

지난 6월 29일 서울에서 시작을 알린 에스파의 두 번째 월드 투어 일정에 도쿄 돔 공연이 2회 추가됐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맞아요! 이미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에스파의 정식 일본 데뷔가 선물처럼 느껴지면 좋겠어요.

 

첫 번째 월드 투어는 작년 2월부터 9월까지 21개 도시에서 펼쳐진 대장정이었어요. 그 경험이 이번 투어에는 어떻게 투영될까요
북미와 남미, 유럽 공연을 포함해 몇 달을 해외에서 보내는 특별한 경험을 했죠. 이번에는 도시당 공연 회차가 늘었고,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라 공연과 동시에 팬들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돼요. 그리고 지난 월드 투어를 통해 깨달은 저만의 소소한 TMI가 있는데요.

 

오, 궁금한데요
저한테는 신발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웃음). 의상 때문에 제약을 받고 싶지 않아서 앞으로 콘서트나 무대에 오를 때는 신발을 정말로 신중하게 고를 예정입니다.

 

데님 크롭트 재킷과 나파 램스킨 쇼츠, 기하학적 라인이 독특한 ‘퍼즐 엣지 스몰’ 백은 모두 Loewe.

데님 크롭트 재킷과 나파 램스킨 쇼츠, 기하학적 라인이 독특한 ‘퍼즐 엣지 스몰’ 백은 모두 Loewe.

그럼 오늘 신은 로에베의 구두는 어땠나요? 굽이 특이해서 사실 편해 보이지는 않던데(웃음)
오, 아뇨. 은근 편했어요. 신고 사실 좀 놀랐을 정도죠.

 

다른 진로를 택한다면 패션 디자이너가 됐을 것 같다고 했을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아요. 로에베와는 벌써 두 번째 쇼를 함께했죠. 지젤과 로에베의 시너지는
로에베는 뭐랄까, 제 인생의 ‘추구미’예요. 누군가가 특정 브랜드를 선호할 때 그 사람이 어떤 타입일지 좀 가늠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로에베는 브랜드 자체보다는 그 사람의 정체성을 더 돋보이게 해준다고 할까요. 브랜드 자체가 가진 새롭고 강력한 힘이 있죠.

 

네이비 베스트와 플랜트 프린트 팬츠, 메리 제인 슈즈는 모두 Loewe.

네이비 베스트와 플랜트 프린트 팬츠, 메리 제인 슈즈는 모두 Loewe.

‘지젤력’을 돋보이게 해주는 느낌인 걸까요(웃음)
기본적으로 ‘디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요소가 많은 브랜드라는 점도 좋아요. LVMH 그룹의 초창기 하우스일 정도로 유서 깊은 동시에 로에베 재단공예상을 운영할 정도로 예술과도 친밀하죠. 풍부한 역사 덕분에 음악을 디깅하듯 파고들 수 있어요.

 

지난 3월에는 파리의 저택에서 〈엘르〉와 만났고, 오늘은 서울의 여름을 단독주택의 정원에서 만끽했습니다. 계절의 영향을 받는 편인지
완전히 많이 받아요! 오늘은 따뜻한 날씨 덕분에 좀 더 유연하게 포즈를 취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누구와 함께하느냐죠. 함께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해요.

 

스웨터는 Loewe.

스웨터는 Loewe.

사실 에스파 정규 1집 앨범을 펼치고 깜짝 놀랐어요. ‘Thanks to’에 함께한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써 내려간 앨범은 오랜만이었거든요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저와 멤버들의 의견도 많이 반영됐고, 우리가 진짜 잘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모두가 강력하게 공유했거든요. 그만큼의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고요. 서로가 없다면 해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감사의 마음은 항상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요.

 

‘Supernova’부터 ‘Armageddon’까지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멤버들이 스태프들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만져주는 ‘에스파 살롱’이 열렸던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웃음)
저희 멤버 모두 웃을 수 있는 일을 즐겨요. 다 같이 지쳐서 잠들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면 영상을 하나라도 더 찾아본다든지, 그걸 계기로 수다를 떨든지 항상 텐션을 어느 정도 유지하려고 하죠. 활달한 멤버들과 함께 있다 보면 저까지 기운이 솟아나기도 해요. 정말 고마운 부분이죠.

 

블랙 슬리브리스 톱과 화이트 스커트, 주름 장식이 돋보이는 ‘스퀴즈 스몰’ 백은 모두 Loewe.

블랙 슬리브리스 톱과 화이트 스커트, 주름 장식이 돋보이는 ‘스퀴즈 스몰’ 백은 모두 Loewe.

멤버들이 지젤에게 최근 고마워한 것이 있다면
저희 네 명 모두 서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 굉장히 어색해해서요! 그래도 일상적인 배려를 제가 좀 잘하고 있지 않나, 그 부분은 고마워하지 않을까 짐작합니다(웃음).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서로 배려해야 즐겁게,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Armageddon’ 레코딩 비하인드 영상을 보며 곡과 에스파라는 팀이 가진 매력을 크게 느꼈어요. 데뷔 4년 차의 에스파가 음악적으로 가진 가장 큰 힘은 무엇인 것 같나요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색을 갖고 있겠지만 저희는 그 컨셉트가 한층 명확하게 보이는 팀 같아요. 비주얼뿐 아니라 신스 사운드를 기본으로 사용하는 점이나 독특한 가사 표현도 저희만의 매력이죠. ‘Armageddon’은 그런 에스파의 세계관에 잘 맞닿은 곡이고요. 저희는 세계관을 즐겨요. 컨셉트를 이해하면서 사람들이 짐작하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 즐길 수 있게 됐죠! 저희끼리의 인사이드 조크라고 할까, 여러 설정과 요소를 서로 놀리기도 하고요(웃음). 그게 바로 저희니까요.

 

벨트를 더한 점프수트와 브라운 카프스킨 ‘퍼즐 엣지 스몰’ 백, 버건디 컬러의 ‘퍼즐 엣지 미니’ 백은 모두 Loewe.

벨트를 더한 점프수트와 브라운 카프스킨 ‘퍼즐 엣지 스몰’ 백, 버건디 컬러의 ‘퍼즐 엣지 미니’ 백은 모두 Loewe.

이번 활동에서 보여준 뮤직비디오 속 내용처럼 실제로 외계인을 만난다면 어떨까요? 친구가 되고 싶을까요
와! 완전히 어릴 때부터의 꿈을 이룬 기분일 것 같은데요? 인간이라는 존재가 끝이 아니라는 것, 인류가 세상의 작은 일부라는 걸 느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 테고요.

 

포켓 디테일의 데님 재킷과 쇼츠, 데님 앵클부츠는 모두 Loewe.

포켓 디테일의 데님 재킷과 쇼츠, 데님 앵클부츠는 모두 Loewe.

어떤 정보를 얻고 싶나요
너도 가족이 있어? 어떻게 태어났어? 너와 같은 다른 외계인 친구들도 같이 이곳에 왔어? 우리 세상에 대해 아는 게 있어? 아, 그리고 당연히 ‘우린 어디에서 왔는지’도 물어봐야죠!
슬리브리스 톱과 플레어스커트, 메리 제인 슈즈는 모두 Loewe.

슬리브리스 톱과 플레어스커트, 메리 제인 슈즈는 모두 Loewe.

 

지난 6월에 발표한 볼빨간사춘기의 신곡 ‘Lips’에 피처링과 랩 메이킹으로 참여했던 경험은 어땠는지
놀라고, 감사했어요. 에스파에 지젤이라는 멤버가 있다는 사실은 아실 수 있지만 제 음색까지 하나하나 봐줄 것을 기대하지 못했기에 제안을 받은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죠. 처음엔 랩 가사가 있었는데, 원하면 직접 써도 된다고 하셔서 다시 썼어요. 제가 톱 라인은 조금 빨리 쓰는 편이거든요.

 

톱과 스커트는 모두 Loewe.

톱과 스커트는 모두 Loewe.

최근 서울관광공사와 함께 한남동, ‘서울의 집’ 등 명소를 찾는 유튜브 시리즈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지젤이 생각하는 서울의 매력은
저처럼 외국에서 오래 산 사람의 시각에서 서울을 보여주는 콘텐츠라는 것을 알고 제대로 ‘한국 선배’의 면모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제가 아는 한국은 트렌드가 정말 명확하게 존재하는 나라예요. 물론 일본도 마찬가지고, ‘핫플’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서울은 뭐 하나가 크게 ‘팡!’ ‘팡!’ 터지는 느낌이죠. 그런데 그게 또 보는 입장에서 엄청 도파민이 돼요. 딱 그 타이밍에 사람들이 트렌드와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제가 직접 가지 않더라도 재미있어 보이거든요.
베스트와 팬츠, 블랙 슬링백 슈즈, 다크 버건디 컬러의 ‘퍼즐 엣지 스몰’ 백은 모두 Loewe.

베스트와 팬츠, 블랙 슬링백 슈즈, 다크 버건디 컬러의 ‘퍼즐 엣지 스몰’ 백은 모두 Loewe.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트렌드의 사이클이 빠른 게 고민일 수도 있지 않을지

맞아요. 트렌드를 제시해야 하는 플레이어로서는 사람들이 과연 언제까지 에스파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 노래에 관심을 가져줄지 고민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냥 ‘잘하면’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곡과 수준 높은 무대를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이유죠.

 

크루넥 니트 톱과 니트 팬츠, 블랙 슈즈, 볼드한 체인이 특징인 ‘스퀴즈 스몰’ 백은 모두 Loewe.

크루넥 니트 톱과 니트 팬츠, 블랙 슈즈, 볼드한 체인이 특징인 ‘스퀴즈 스몰’ 백은 모두 Loewe.

대중적인 화제성과 결집된 팬덤은 또 다른 지점이 있기도 하죠
팬들을 통해 오히려 저희가 정체성을 깨닫기도 해요. 데뷔 때는 누구나 헤매기 마련이거든요. K팝 그룹은 또렷한 컨셉트가 있고, 포지션과 성격, 외모적 특성을 파악해 ‘모에화’하는 등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점점 만들어가잖아요. 그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팬들의 존재가 아닌가 싶어요. 그런 반응을 참조나 방향성으로 삼아 우리에게 어떤 게 더 어울리는지 찾아가기도 하죠.

 

이렇게 분석적일 수 있는 이유는 지젤이 K팝의 영향 아래서 일찍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멤버가 아니기 때문일까요
확실히 K팝의 존재감과 특이성이 더 와닿는 건 있어요. 소녀시대나 2NE1 선배님의 노래를 듣고 자랐지만, 어릴 때부터 가요만 듣고 완전히 그 문화권에서 자란 것은 아니니까요. 이건 좀 철학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아이돌은 미성숙한 나이 때부터 모습을 비치다 보니 서툰 면도 당연히 있잖아요. 그런데 팬들은 완벽함을 선호하다가도 또 그 서툰 면모 때문에 아티스트를 더 사랑하기도 하죠. 데뷔 이후에 그 사랑과 영향력을 더 크게 느끼게 됐어요. K팝이 K팝일 수 있는 이유의 절반은 정말로 팬덤이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니트 스웨터와 베이지 컬러 쇼츠는 모두 Loewe.

니트 스웨터와 베이지 컬러 쇼츠는 모두 Loewe.

누군가에게 그런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서 또래나 더 어린 소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음…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거예요. 무조건!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목표를 찾아가는 것도 가능해지기 마련이거든요. 나를 사랑하기 힘든 이유가 있다면 그 원인을 바꾸거나 극복하려고 해야겠죠. 저는 냉정해질수록 사랑 또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 어떤 특성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움츠러들거나 우울해하지 않길 바라요. 그럴 필요도 없고요. 정말 ‘그냥 본인을 사랑하세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Spicy’의 가사 ‘Cause I am a 10 out of 10 honestly’처럼 지젤이 나 자신에게 10점 만점을 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와, 이 질문은 정말 어렵네요. 그래도 오늘 촬영은 9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엘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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