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에서 오픈한 곰탕집이 이번에도 ‘대박’이 났다. 이서진이 진하게 우려낸 곰탕에 열광한 아이슬란드 손님들과 마찬가지로 시청자들도 ‘서진이네2’에 호응을 보내며 8~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이서진의 곰탕처럼, 무려 2017년부터 우리고 또 우려낸 소재지만 시청자들의 호응만 이어진다면 tvN 입장에선 ‘굳이’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없다.
특히 해외에서 ‘타인의 삶’을 살아보며 색다른 메시지를 도출해낸 JTBC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은 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새 시도’가 통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tvN의 ‘우려먹기’를 비난하기는 더욱 힘들어 보인다.
tvN ‘서진이네2’와 JTBC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은 나영석, 김태호 PD의 경쟁으로도 기대를 모았었다. 물론, 시즌1에서부터 지지를 받아 온 나 PD의 우세가 점쳐지면서도 김 PD의 명성은 물론, 박보검과 박명수 등이 가세한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에도 은근한 기대가 쏠렸지만, 결과는 맞대결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서진이네2’가 우세했다. 첫 방송에서 ‘서진이네2’는 6.9%를,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은 1.5%를 기록했던 것. 이후 ‘서진이네2’는 상승세를 보이며 3회에서 9%의 시청률을 돌파했으며,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은 결국 시간대까지 옮겼지만 가장 최근 회차인 5회에서 0.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tvN의 또 다른 예능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 또한 ‘익숙함’으로 시청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갔다. ‘삼시세끼 산촌편’에 출연해 힐링을 선사했던 염정아를 필두로 박준면, 안은진, 덱스가 이번에는 일거리와 함께 제철 밥상을 선보이는데, 첫 회 3.4%로 기분 좋은 출발을 한 것이다. ‘일거리’라는 새 볼거리가 추가됐지만, 시골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이것으로 장을 봐 밥을 직접 해 먹는 일련의 과정들은 나 PD의 ‘삼시세끼’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 시리즈에서 뚝딱 요리를 해내며 넉넉한 모습을 보여줬던 염정아가 중심에서 활약하는 것도 유사하다.
물론 시청자들이 호평을 보냈던 긍정적인 부분은 잘 이어가되, 적절하게 변화를 주며 긴 시간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서진이네2’가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하고, 웨딩 플래너로 일하며 빠르게 승진한 경험이 있는 고민시를 새 인턴으로 섭외해 ‘현실감’을 불어넣으며 동시에 색다른 재미를 유발한 것처럼, 적절한 변주가 없었다면 시청자들의 호응이 이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다만 과거 MBC ‘무한도전’의 한 에피소드로 나온 적은 있으나, 예능프로그램의 콘셉트로는 색다른 시도였던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이 남긴 감동의 의미도 작진 않다. 첫 에피소드의 주인공이었던 박보검이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아카펠라 합창단 램파츠를 지휘하는 루리 인생을 사는 과정에서,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지 등 프로그램만의 메시지가 드러나 감동을 남겼다.
그러나 이 같은 구성은 다소 낯설고 잔잔했고, 이에 온라인상에서의 의미 있는 반응과는 별개로, 0%대라는 다소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처럼 시선을 끄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에, 의미만으론 새 시도를 하는 것이 힘들다. 아무래도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은 메시지를 느끼지까지 과정이 조금 길었던 것 같다”면서 “예능도 시즌제가 계속해서 시도되는 이유 중 하나다. 익숙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것을 잘 이어나가는 것도 요즘 같은 시대엔 전략적인 선택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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