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악동, 데드풀이 돌아온다. 그것도 울버린과 함께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에도 1, 2편으로 전 세계에서 15억6873만 달러(2조1756억원)의 흥행 수익을 올린 ‘데드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2019년 디즈니의 20세기폭스 인수 후 마블스튜디오에서 처음 만들어진 ‘데드풀’ 시리즈라는 점에서 또 ‘엑스맨’ 시리즈의 상징적인 캐릭터 울버린이 돌아온다는 점에서 일찍이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MCU에서 되살아난 울버린
영화는 히어로 생활을 접고 중고차 딜러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이 붙잡혀 간 시간 변동 관리국(TVA)에서 자신의 세계에 닥친 위기에 대해 전해 듣고 히어로로 부활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 과정에서 ‘로건'(2017)에서 최후를 맞았던 울버린(휴 잭맨)도 돌아온다. 위기의 원인이 울버린의 죽음에 있음을 알게 된 데드풀이 울버린을 소환해낸다. 멀티버스를 통해서다.
멀티버스는 마블영화 세계관(MCU)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으로, 다중우주를 일컫는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멀티버스를 통해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울버린을 데려와 MCU에서 되살려낸다. 이는 마블스튜디오의 모회사 디즈니에서 데드풀과 엑스맨의 영화 판권을 가진 20세기폭스를 인수한 배경 덕분에 가능했다.
이로써 데드풀이 데드풀로 거듭나기 전인 웨이드 윌슨 시절 처음 등장했던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 이후 15년 만에 둘의 재회가 성사됐다.
다시 한 작품에서 마주한 데드풀과 울버린은 서로 너무 다른 성격 때문에 시종일관 부딪친다. 말 많은 데드풀과 심각한 울버린. 데드풀의 입방정은 울버린의 화를 돋우고, 급기야 둘 사이에 치고받는 육탄전이 벌어진다. ’19금’다운 혈투가 난무하지만 싸우다 정드는 모습은 여느 버디무비의 흐름과 다르지 않다.
●마블의 야심, 그러나…
‘데드풀과 울버린’은 단순히 데드풀과 울버린의 ‘하드고어 브로맨스’를 보여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울버린을 연결고리 삼아 자연스럽게 ‘엑스맨’ 시리즈의 세계관에 손을 뻗친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뮤턴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찰스 자비에의 쌍둥이로 카산드라 노바(엠마 코린)가 메인 빌런으로 등장한다. ‘로건’에서 울버린이 목숨 걸고 지킨 로라(다프네 킨)도 다시 나온다.
영화가 울버린의 부활 서사에 특별히 공을 들인 까닭에, ‘데드풀과 울버린’은 어찌 보면 ‘엑스맨’ 시리즈의 속편 같기도 하다. MCU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마블의 야심이 이 영화에 깃들어 있다.
그러나 ‘데드풀과 울버린’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마블영화의 구세주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1990년대 인기 그룹 엔싱크의 ‘바이 바이 바이’가 나오는 오프닝 시퀀스나, 20세기폭스와 마블스튜디오 가릴 것 없이 놀리는 기발함과 발칙함은 여전하나, 영화가 MCU로 편입되며 진입장벽이 높아져버린 탓이다.
데드풀의 속사포 같은 대사만으로도 벅찬데 멀티버스에, 멀티버스를 관리하는 TVA, 시간선까지, 복잡해진 세계관과 새롭게 등장한 개념들로 마음놓고 이야기에 빠져들기 어렵다.
“그만하는 게 어떠냐”는 데드풀의 대사처럼, 벌써 몇 작품 째 이어지는 멀티버스에 대한 피로감도 이 영화가 극복해야 할 장벽이다.
감독 : 숀 레비 /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휴 잭맨, 엠마 코린, 모레나 바카린, 롭 딜레이니, 레슬리 우감스, 카란 소니, 매튜 맥퍼딘 / 장르: 액션 / 개봉: 7월24일 /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러닝타임: 127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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