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솔루션스(THE SOLUTIONS, 박솔(보컬)·나루(기타)·권오경(베이스)·박한솔(드럼))가 지난달 26일 정규 3집 ‘N/A’를 발표했다. 전작 EP ‘TIME’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신보이자 정규 2집 ‘MOVEMENTS’ 이후 10년 만에 발매한 정규 앨범이다.
솔루션스는 정규 3집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PPT를 활용해 브레인스토밍도 하면서 어떤 내용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 건가 정체성을 다시 다잡았다. 그리고 현재 솔루션스의 음악적 능력을 100% 쏟아부었다.
그렇게 탄생한 ‘N/A’. 두 가지로 해석된다, ‘Not Applicable'(해당사항 없음)과 ‘NA'(나).
일단 ‘Not Applicable'(해당사항 없음), 솔루션스는 어느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않는 음악을 표현했다. 그리고 그것이 곧 ‘NA'(나), 솔루션스가 하고 싶은 것이었다.
“나 자신 안에 있는 내 고유의 것들에 집중하고, 하고 싶은 욕망을 집중해서 앨범에 많이 담으려고 했어요.”(박솔)
“가사에서는 ‘시대유감'(시대에 대한 아쉬움), ‘디스토피아'(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상)적 느낌이 존재해요. 시대가 사실 음원사이트 등이 알고리즘적으로 돼 취향적으로 푸시되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만인이 좋아하는 걸 따르지 않고 저희가 좋아하는 거를 더 알리려고 했죠.”(권오경)
자, 지금부터 솔루션스는 외부라는 불을 끄고 자신의 내부를 살펴본다. 청자는 꿈속에서 솔루션스를 만났다고 생각해 봐라.
타이틀곡이자 1번 트랙 ‘N/A’는 세상 속 다양한 위협, 개인에 관한 불합리한 평가 속에서 스스로를 수호하기 위한 다짐을 담아낸 곡으로 예측할 수 없는 변주가 인상적인 곡.
“들었을 때 다음의 곡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할 수 없는 그런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의 주제를 가장 잘 압축해서 녹여낸 곡이기도 하죠. 이 곡을 완성하고 나서 다른 곡들을 어떻게 완성시켜 나가야 될지 확실히 잡혔어요.”(박솔)
권오경의 세련된 베이스 리프가 특징인 2번 트랙 ‘DNCM’은 곡 후반부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삽입되면서 곡에 무게감을 더한다.
“제 인스타그램 ‘donotctrlme’ 약자예요. 권오경 형이 메인 리프를 짜면서 저를 떠올리며 록적인 무언갈 만들고 싶어 했죠.”(박한솔)
팬들 사이에서 발매 전부터 큰 사랑을 받아온 3번 트랙 ‘Superstition’은 청량하고 산뜻한 분위기의 멜로디를 갖고 있다.
“무대에서 서너 번 선보였는데 그때마다 굉장히 많이 좋아해 주시고 공연 끝난 이후에도 신곡 좋았다는 피드백이 있었죠.”(박솔)
“1, 2, 3번 곡을 주요 포인트로 생각해요. 그 에너지들이 다음곡으로 이어지죠.”(권오경)
그리고 등장하는 4번 트랙 ‘ANNIHILATION’은 인스트루멘탈(기악곡). 이번 앨범 사이사이엔 ‘ANNIHILATION’을 비롯해 9번 트랙 ‘잎샘’, 12번 트랙 ‘iPTF14hls’ 3개의 인스트루멘탈이 포진했다. 각각 권오경, 나루, 박솔이 작곡했다. 이 3개의 인스트루멘탈은 앨범 전체를 서사 있게 유기적으로 만드는 브리지 역할을 하며 정규 3집 ‘N/A’의 완성도를 드높였다.
“앨범 트랙 하나하나가 에너지가 세다 보니까 꽉 차 있다는 느낌이 있어서 인스트루멘탈이 있음으로써 앨범 쭉 들었을 때 한 번씩 물도 마실 수 있는 것 같아요.”(박솔)
“명반을 가기 위한 방법으로 그런 장치들을 넣으면 좋다고 생각했어요. ‘ANNIHILATION’ 나오기 전까지는 앨범이 명반 느낌까지는 안 들었는데 그 노래가 나오는 순간 명반스럽다고 생각했죠.”(권오경)
5번 트랙 ‘ATHENA’에서는 묵직한 기타 리프를 맛볼 수 있고, 6번 트랙 ‘三’은 불교에서 전세(前世), 현세(現世), 내세(來世)를 뜻하는 ‘삼세(三世)’를 철학적으로 녹여냈다.
“태어나서 죽기까지 과정에서 허무함과 깨달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 곡 작업할 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그 영화에 이 음악이 들어갔을 때도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박솔)
일렉트로닉 음악의 무드를 한껏 담은 7번 트랙 ‘Damn U’, 특히 마지막 EDM적 변주가 큰 흥을 유발한다.
“애증에 관한 노래예요. 애증의 마음을 복잡하고 이상하게 표현하고 싶었죠. ‘여전히 나는 너에 대한 복잡한 마음이 있어’ 식의 느낌인 것 같아요. 이리저리 소리를 만져보면서 했죠.”(나루)
밴드 라쿠나 보컬리스트 장경민이 작사에 참여한 8번 트랙 ‘Star Synth’는 무한한 우주 공간 속에서의 애틋한 랑데부를 그려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인스트루멘탈 ‘잎샘’이 나온다.
10번 트랙 ‘Fireworxx’는 박솔의 날카로운 보컬에서 나오는 중독적인 음색도 인상적이지만, 곡 후반부에서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2분간 이어지는 나루의 기타 솔로가 압권이다. 11번 트랙 ‘Maximizer’는 권오경의 랩으로 곡이 시작되는 것과 함께 나루의 속도감 있는 연주력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Fireworxx’, ‘Maximizer’ 통해서 폭탄을 던져 터뜨려 보였죠.”(박솔)
인스트루멘탈 ‘iPTF14hls’ 후엔 마지막 13번 트랙 ‘Venus’가 들린다. ‘Venus’ 마지막에는 알람 소리가 울린다. 솔루션스와의 꿈속 여행에서 깬다. 그 후엔 어떻게 되는가.
“마지막 트랙까지 끝나고 깨어났을 때 어떻게 살아갈지, 현실에 머무를 건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갈 건지 선택해야겠죠.”(박솔)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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