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바람, 가출 뒤 7년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남편, 중증 지적장애 3급 자폐 성향의 아들까지. “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22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생계 급여를 지급받는 조건부 수급자인 엄마 의뢰인과 19살의 딸이 찾아왔다.
이미 세 번 정도 바람을 피웠던 남편. 처음엔 사과, 두 번째엔 변명조차 없었고, 세 번째엔 ‘너도 바람피워라’며 대놓고 적반하장 식으로 나왔다. 의뢰인은 남편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사라질 거라는 걸 예상했다.
의뢰인은 남편이 가출한 지 1년 뒤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한 지 한 달 반 만에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경찰은 엄마에게 ‘이혼을 하시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남편은 어떤 여자랑 잘 먹고 잘살고 있었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2013년도에 남편은 의뢰인의 이름으로 대출을 받았다. 무려 다섯 곳에서 300만 원 씩. 남편이 빚을 안갚고 가출하는 바람에 한 곳당 2000만 원으로 빚이 불어났다. 그렇게 하나씩 갚아나가고 있는데 청천벽력 같은 연락이 또 왔다. 지난해 9월 대부업체로부터 연락이 온 것. 1억 5천 만원의 빚이 확인됐다.
의뢰인은 남편과 이미 이혼 했다. 행정복지센터에 문의를 해보니, 수급자가 되기 위해선 자격 조건상 남편이 등본상에서 없어야 했다고. 의뢰인은 남편이 양육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강제 이혼을 진행했다.
남편이 주지 않는 양육비도 문제였다. 의뢰인이 법률 구조공단에 요청했지만 잘 안 됐다. 남편이 마지막에 살던 주소만 확인되는데 남편을 찾지 못했다고. 고민을 듣던 서장훈은 “이 집은 문제가 종합선물세트”라며 “이런 일들을 누구랑 상의했냐”고 물었다.
법적인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었다. 결국 울컥해 눈물을 흘리는 의뢰인. 이에 서장훈은 “이런 일에는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며 “비용이 들지만 그 돈을 아끼려다가 남은 건 빚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지 슬퍼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라며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뢰인에게도 사정이 있었다. 의뢰인은 “아들을 케어할 수 있는 게 저밖에 없다”며 “학교에서 호출이 다반사고 상담하러 자리 비우기가 쉽지 않았다. 아들이 성장하면서 폭력적 성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결국 딸도 동생의 이야기에 눈물을 터트렸다.
변호사를 찾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그러자 서장훈은 의뢰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서장훈은 “제가 잘 아는 변호사가 있다. 양육비·이혼 전문이다”며 “사연 얘기하고 서장훈이 보냈다고 얘기해라. 그런 걱정하지 말고 상담해 보라”고 말했다. 두 모녀는 눈물을 쏟았다.
서장훈은 “이럴 때일수록 둘 다 더 강해져야 한다”며 “본인들의 삶도 챙겨야 한다. 너무 아무것도 안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의뢰인은 서장훈이 소개해 준 변호사에게 상담을 신청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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