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개봉하는 ‘리볼버’ ‘빅토리’는 올해 여름 극장에서 만나는 여성 주연 상업영화이다.
‘리볼버'(감독 오승욱·제작 사나이픽처스)와 ‘빅토리'(감독 박범수·제작 안나푸르나필름)가 1주일 간격을 두고 관객과 만나는 가운데 지난해 여름시장의 승자 ‘밀수’의 흥행을 이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액션 전도연 VS 복고 이혜리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리볼버’와 이어 같은 달 14일 개봉하는 ‘빅토리’는 전도연과 이혜리를 내세운여성 원톱 주연 영화이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홀로 뒤집어쓰고 감옥에 갔으나 뒤늦게 배신당한 사실을 안 여성의 복수를, ‘빅토리’는 만년 꼴찌 축구부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결성된 치어리딩 동아리의 응원을 그린다.
전도연이 배신당해 복수에 나서는 전직 경찰 수영 역을, 이혜리가 춤에 빠져 치어리딩 동아리를 결성하는 필선 역을 각각의 작품에서 연기했다.
전도연은 ‘리볼버’로 지난해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 이어 다시 한번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전도연은 ‘길복순’에서 킬러이자 ‘싱글맘’으로 양립하기 어려운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을 봤다”는 호평을 받았다.
‘길복순’이 대중에게 먼저 공개됐지만, ‘리볼버’가 전도연이 ‘길복순’에 앞서 선택한 작품으로, 액션의 세계로 먼저 그를 이끌었다.
전도연은 ‘리볼버’에서 차갑고 건조한 얼굴을 표현한다. 예고편에서 “나 건달들한테 존댓말 안 써” “받기로 약속한 돈을 받는데 뭐가 각오야”라며 무심한 표정으로 말하는 모습에서 전도연이 그려낼 새 얼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이혜리 역시 ‘빅토리’로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이어 다시 한번 복고 감성을 건드린다. 이혜리는 ‘응답하라 1988’에서 성동일의 설움 많은 둘째 딸 덕선으로 1988년도의 여고생 모습을 천연덕스럽게 표현해내 큰 사랑을 받았다.
‘빅토리’도 1999년 거제를 배경으로 한 복고물인 데다가 이혜리의 극중 이름이 필선으로 ‘응답하라 1988’와 자주 함께 언급된다. 이혜리는 “필선은 치어리딩 동아리를 이끄는 리더로서, 선망하는 친구나 언니 같은 인물”이라며 차별화된 모습을 예고했다.
●여성 주연 영화 올해는 두 편 ‘이례적’
‘리볼버’와 ‘빅토리’는 그간 남성 원톱 또는 남성 투톱 영화 일색의 여름시장에 내놓은 여성 상업영화다.
지난해 여름시장에서 여성영화는 김혜수 염정아를 주연으로 한 ‘밀수’ 한 편뿐으로, 이 역시 이례적으로 여겨졌다.
생계를 위해 위험한 밀수판에 뛰어드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밀수’는, 기존 액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수중 액션과 이야기로 51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여름시장에서 극장 수익으로만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으로, 지난해 흥행 톱 5위에 올랐다. 여성 영화로서 상업적, 비평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초 발표된 ‘2023년 한국영화 성인지 결산’ 보고서는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에서 여성이 9명(25%)으로 증가한 변화가 두드러졌다”고 여성 주연의 활약에 의미를 뒀다. 그러면서 “여전히 등장 인물의 다수는 정형화된 틀 안에서 재현되고 있으며 성별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짚었다.
그런 가운데 올해 여름시장에는 이례적으로 여성 주연 상업영화 두 편이 관객과 만난다. 감염병 사태 이후 남성 서사 중심의 텐트폴 영화들이 더 이상 흥행을 담보하지 않는 시장에서 ‘리볼버’와 ‘빅토리’가 어떤 유의미한 성취를 거둘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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