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역할처럼 마지막까지
인자했던 어머니 전문 배우 남윤정
어머니 역할로 얼굴을 알렸던 배우 남윤정은 TBC 1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빼어난 미모로 ‘나중에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마침 초등학교 때 간 소풍에서 배우 김지미를 마주쳤고, 김지미가 그에게 배우를 권유해 그는 이후로 배우의 꿈을 키웠다.
데뷔 후 드라마 ‘유관순’의 주연으로 발탁된 그는 그 후 ‘꽃가마’, ‘안개’, ‘꽃반지’ 등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맡았고 영화 ‘정신나간 유령’, ‘진실게임'(2005) 등에 출연하며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연기 활동을 펼쳤다.
특히 드라마 ‘노란 손수건’, ‘이웃집 웬수’ 등 주로 드라마에서 주인공 엄마 역을 맡은 그는 특유의 따뜻하고 우아한 분위기로 인자한 모성 연기를 했다.
1979년 결혼 후에도 그는 MBC 드라마 ‘위험한 여자’, JTBC ‘아내의 자격’ 등 꾸준한 연기 활동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 사인은 심장마비?
40년 가까이 연예계 활동을 하며 조용하지만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닦아오던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가 들렸다.
58세인 그는 심장마비 상태로 자택에서 딸에게 발견돼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곧이어 그의 사인은 심장마비가 아닌 자신의 선택이었고, 이것이 처음에 잘못 알려진 이유는 그가 남긴 유서 때문이라고 전해졌다.
그는 유서에 ‘과로로 심장이 안 좋아 사망한 것으로 해달라’고 적었으며, 이로 인해 그의 사망 원인은 1년 전 사고로 사망한 남편에 대한 슬픔과 남편의 채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기정사실화됐다.
마지막에 관한 진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의 딸 A 씨는 왜곡된 이야기라며 생활고 의혹과 유서에 관해 입을 열었다. 한 매체 인터뷰에서 A 씨는 기존에 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경기도에서 쓰레기 폐기물을 활용해 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사업을 했다고 전했다.
어느 날 A 씨의 아버지는 공장의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자신의 공장에 들어갔고 가스가 누출되는 바람에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A 씨의 아버지는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음 날 아침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럽게 남편을 떠나보내며 남윤정은 큰 슬픔에 빠졌지만 남편의 뜻에 따라 남편의 사업체를 잇기 위해 마음을 추스르며 운영에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회사 상황은 점점 꼬여갔고, 처음에는 협조적이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태도를 바꿨다고. 그의 딸 A 씨는 “어머니가 사람들에게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A 씨는 ‘사인을 심장마비로 해달라’는 유서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며, 유서는 편지 형식에 ‘엄마가 마음이 힘들다. 너는 죄책감 갖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라. 미안하다’는 짧은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A 씨는 어머니가 드라마 속 역할처럼 실제로 인자한 어머니였다며 그를 추억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주 우아한 배우였는데 안타까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아하는 분이었는데 마음이 아프네요”, “사람 너무 믿으면 안 돼요. 저도 정작 어려울 때는 다들 외면해서 힘들었던 적 있어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