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유세 도중 발생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국면을 뒤흔들고 있다.
대통령 후보를 저격한 충격적인 사건이 지지층 결집을 이끌면서 미국 대선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그 이전 저격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대통령 등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관심도 새삼 형성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제작 파파스필름, 오스카10스튜디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복의 나라’가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26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에 맞아 살해당한 10·26 사건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10·26 사건을 소재로 하지만 그 이후에 벌어진 재판에 주목한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수행비서관으로 당시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흥주 육군 대령의 재판에 관한 이야기이다.
‘행복의 나라’는 박태주가 상관의 명령을 따른 이유로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을 받게 되고,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졸속으로 처리되는 재판 과정을 담는다. 극중 인물 박태주는 실존 인물 박흥주 대령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창작한 인물이다.
박흥주 대령이 추창민 감독을 이 영화로 이끌었다. ‘행복의 나라’의 연출자, 추창민 감독은 자신도 잘 알지 못했던 인물이라며 “자료조사를 하면서 이 사람을 한 번쯤은 세상 밖으로 끌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연출을 맡은 계기를 밝혔다.
박흥주 대령을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이 연기했다. 이선균은 단 한 번의 선고로 판결이 확정되는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강직함을 잃지 않는 군인으로 분해 가슴 먹먹한 연기를 선사할 예정이다.
조정석은 박태주의 변호를 맡은 정인후 변호사를 맡아 정당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정인후 변호사 역시 당시 재판에 참여했던 변호인단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와 함께 유재명이 연기한 전상두는 10·26 사건의 합동수사본부장이자 국군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을 빗댄 인물이다. 극중에서 전상두는 박태주의 재판 과정을 밀실에서 도청하고 정인후를 비롯한 변호인단을 뒤에서 협박하는 등 재판을 쥐고 흔드는 인물로 묘사된다.
전상두는 지난해 개봉한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전두광(황정민)과 같은 인물을 모델로 했다는 점에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서울의 봄’은 10·26 사건 한 달 반 뒤에 일어난 12·12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전두광과 하나회가 일으킨 군사반란은 지난해 1312만 관객의 공분을 자아내며 ‘현대사 열풍’을 이끌었다.
‘행복의 나라’는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각색한 ‘팩션’이지만, 10·26과 12·12 사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역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서울의 봄’에 이어 또 하나의 현대사를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다음 달에는, 영화에서 다루는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내란 목적 살인 등에 대한 재심 개시 여부가 결정될 예정으로, ‘행복의 나라’가 개봉 시기에 맞물린 굵직한 사건들로 인해 관심받는 작품이 됐다.
‘행복의 나라’는 8월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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