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아니라 스토커”
20년간 동성 팬에게 시달린 김미숙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들은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기 마련이다. 하지만 뭐든 과하면 좋지 않다고, 그들이 있는 곳 어디든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까지 지나치게 관여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처럼 팬보다는 스토커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이에게 시달렸던 배우가 있다. 어릴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던 김미숙은 1979년 KBS 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데뷔 1년 만인 1980년 드라마 ‘동심초’에서 주연을 맡으며 인기를 끈 그는 특유의 고상하고 우아한 분위기로 사랑을 받았다.
유난히 적극적인 열성팬 A 씨
이후 그는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에 김혜자와 고두심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며 주연 탤런트로 성장했다. 쌓여가는 인기, 그리고 필모그래피와 함께 그에겐 열성팬도 생겼다.
특히 1990년 그의 팬이라는 20대 초반의 한 여성 A 씨는 항상 그의 촬영 현장에 따라다니며 유난히 주변에서 자주 발견됐다.
어느 겨울날, 홀로 서 있는 A 씨를 발견한 그는 A 씨에게 추우니 차에 있으라고 했고 이에 A 씨는 한 가지 부탁을 했다.
A 씨는 ‘언니, 저 손 좀 만져봐도 돼요?’라며 물었고, 그는 손을 만지는 건 이상하니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을 잡은 A 씨는 그의 기분이 이상할 정도로 손을 쓰다듬었고 그는 소름이 끼쳤다.
A 씨의 이상한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를 쫓아다니던 A 씨는 2001년에는 그의 소속사에 무단으로 침입해 물건까지 훔쳤고 1년의 수감생활을 보냈다.
아이들에게까지… 점점 심해지는 스토킹
하지만 여기서 그의 악몽 같은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출소한 A 씨는 결혼 후 만삭인 그의 집에 찾아갔고, 남편이 올 시간이라 확인도 안 하고 문을 연 그는 문을 잡고 들어오려는 A 씨를 마주했다.
가까스로 A 씨를 막은 그는 공포에 떨며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A 씨는 또다시 2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그 사이 그는 오랫동안 살던 서울에서 경기도 파주로 거처를 옮겼다.
이사한 덕분인지 한동안 잠잠해서 안심할 때쯤, A 씨는 새로운 집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다시 나타났다. A 씨는 그의 집 현관문에 ‘스토커라고 부르지 말라’는 내용의 쪽지를 붙였고, 밤에 수시로 초인종을 눌러대는 등 갖가지 수단으로 그를 괴롭혔다.
심지어 그의 아이들 학원 앞을 지키고 있다가 차로 따라오기도 했다. 점점 심해지는 행각에 무엇보다 어린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컸던 그는 안전을 위해 아이들과 남편을 뉴질랜드로 도피시켰고, 스스로 기러기 엄마 생활을 자처하며 이내 경찰에 손을 내밀었다.
그의 세 번째 경찰 신고로 20년 동안 지속됐던 A 씨의 스토킹은 막을 내릴 수 있었다. 경찰과의 인터뷰에서 A 씨는 1990년도 방송에서 그를 처음 보고 좋아하게 됐으며, 이후 항상 쫓아다녔다고 진술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와 20년이라니, 엄청 고생하셨네요. 지금은 행복하시길”, “아이들과 남편 없이 혼자 지내면 더 무서웠을 텐데”, “20년 쫓아다닐 만큼 아름다우심”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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