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유무(有無)가 면접 자리에서 나올 질문인가. 면접관 입에서 ‘고아’라는 말이 나오자 최종 면접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배우 전노민의 이야기다.
배우 전노민(본명, 전재용)이 과거 은행 공채 시험을 보러 가서 들었던 충격적인 말이 있었다. 꽤 지난 이야기지만 그 말은 잊을 수 없는 상처로 가슴에 박혀있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TV 조선 ‘이제 혼자다’에서 전노민은 방송에서 힘겨웠던 인생사를 고백했다. 3남 3녀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부모님이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사실은 제가 두 분 다 얼굴을 모른다”고 고백했다. 3살에 어머니가, 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혼자 초등학교 졸업식에 가고, 학비를 버느라 거의 친구들과 어울렸던 시간이 없었다고. 그는 어린 시절은 가능하면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어 했다.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은 ‘부모 없는 자식’이었다.
전노민이 졸업 후 처음 회사 공채 시험을 볼 때였다.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는데, 면접관은 전노민에게 이렇게 말했다. ‘부모님이 안 계시네. 고아네’ 전노민은 “거기서 꾹 참고 있어야 했는데 제가 못 참았다”며 당시를 떠올리다 눈물을 흘렸다.
전노민은 면접장에서 화를 내고 벌떡 일어나 나갔다고. 전노민은 면접관을 향해 “고아라는 뜻을 정확히 아냐. 제대로 알고 그 말을 표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3살 터울의 형에 대한 이야기도 털어놨다. 2009년 형은 47살 나이에 낮잠을 자다 세상을 떠났는데.
전노민은 형이 세상을 떠나기 전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내게 돈을 달라고 했었다. ‘나는 동생이다. ‘동생한테 돈을 자꾸 달라고 하냐. 없다’라고 했지만 계속 달라고 해서 ‘알았어. 내일 돈 보내 줄 테니 앞으로 연락하지 마. 연을 끊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 통화가 마지막이었다.” 그는 후회했다. 전노민에게 한이 됐던 일이었다. 그는 “부모보다 힘들었던 게 형제였던 것 같다며 “그게 오래 가더라”고 고백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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