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내밀었고, 손을 잡았다. 대화가 목숨을 살렸다.
“(지인이) 강남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릴 것이라고 한다”는 신고가 지난 15일 오후 8시 30분쯤 경찰에 접수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경찰은 일대 아파트 15개 동을 수색한 끝에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24층 옥상 난간에서 A군을 발견했다.
A군은 옥상 난간 너머 좁은 공간 끝에 걸터앉아 있어 접근이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진다. 이에 A군을 위하기 위해 경찰 2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자살 기도자 대응에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요원이었다.
김부석 서초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장은 “1년에 112 신고가 제일 많이 들어오는 게 자살 신고인데, 일반 지역 경찰들은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교육받은 전문요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JTBC에 설명했다.
요원들은 A군에게 좋아하는 음식 등을 주제로 대화를 유도하고, A군이 경찰을 ‘누나’, ‘형’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도록 하며 정서적 친밀감과 신뢰를 쌓았다.
또 요원은 A군이 아래쪽을 바라볼 때마다 “○○아, 누나 봐야지. 누나 여기 있어”라고 말하며 주의를 돌리는 한편 “누나가 ○○이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어서 그래”라는 말로 다독였다.
결국 A군은 ‘스스로 넘어가겠다’며 난간 안쪽으로 다가갔고, 요원은 틈으로 손을 내밀며 “고마워, 누나 여기 있어”라고 말했다. A군은 요원의 손을 잡았고, 무사히 구조됐다. 이들이 대화를 나눈 지 약 2시간 반 만의 일이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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