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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성모 마리아의 재림! 축복 아니면 저주? ‘이매큘레이트’

아시아투데이 조회수  

이매큘레이트
17일 개봉하는 ‘이매큘레이트’는 이탈리아의 한 수녀원을 배경으로 미국에서 온 신참 수녀의 임신과 출산을 다루는 호러물이다./제공=디스테이션

성스러운 믿음의 공간인 수녀원을 악의 집합소로 묘사하는 공포영화가 최근 들어 부쩍 많아졌다. 2018년과 지난해 차례로 개봉했던 ‘더 넌’과 ‘더 넌 2’, 올해 4월 공개된 ‘오멘: 저주의 시작’에 이어 17일 베일을 벗는 ‘이매큘레이트’도 수녀원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다.

미국인 수녀 ‘세실리아'(시드니 스위니)는 ‘테데스키’ 신부(알바로 모르테)의 초대를 받아 이탈리아의 한 유서깊은 수녀원에 오게 된다. 동료 수녀들은 이탈리아어가 서툰 ‘세실리아’를 위해 호의를 베풀지만, ‘세실리아’는 왠지 불편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의 비밀스러운 공간에 발을 들여놓은 ‘세실리아’는 그곳에서 만난 원장 수녀로부터 예수의 성물인 쇠말뚝을 건네받자마자 정신을 잃는다. 이후 몸에 이상한 기운을 느낀 ‘세실리아’는 임신 진단을 받고, ‘테데스키’ 신부를 비롯힌 수녀원의 모든 사람들은 성녀 마리아에게 내려졌던 축복이 다시 찾아왔다며 ‘세실리아’를 떠받들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신참 수녀의 임신과 출산으로 빚어지는 공포를 다룬다는 점에서 ‘오멘…’과의 비교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두 영화 모두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도 이탈리아의 오래 된 수녀원으로 똑같은데, 뱃 속 아기의 정체 말곤 별다른 차이점을 찾기 어려워서다.

그렇다고 톤 앤 매너까지 아주 흡사한 건 아니다. ‘오멘…’은 악마의 잉태와 탄생에 얽힌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춰 차분한 극 전개로 서서히 공포 지수를 끌어올리는 반면, ‘이매큘레이트’는 성모 마리아의 재림으로 느닷없이 추앙받게 된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에 주로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내용 전달이 다소 불친절하고, 간헐적으로 삽입되는 피칠갑 장면은 ‘깜짝쇼’로 그칠 때가 잦아 보는 이들에 따라선 호불호가 엇갈릴 만하다.

유사점과 차이점을 따져봤으므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소재의 두 영화가 등장하게 된 나름의 사회적 배경을 자유롭게 유추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이를테면 ‘오멘…’과 ‘이매큘레이트’의 두 수녀는 임신·출산·양육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현대 여성을 은유하고, 그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수녀원은 앞선 세대의 여성들이 오랫동안 수행해 오던 가족내 역할과 기존의 가족 윤리에 집착하는 기성 세대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더 다양한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도 송혜교가 악령 퇴치에 나서는 수녀로 변신한 ‘검은 수녀들’이 지난 5월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중이다. 지난 2015년 개봉했던 ‘검은 사제들’의 후속편으로, ‘오멘…’ ‘이매큘레이트’와 결은 다르겠지만 수녀를 앞세운 공포물이 한국에서는 어떻게 변주될지 흥미롭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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