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기의 기자회견’ 이후,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하이브의 ‘집안 행사’ 등에 계속해서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가 제외되는 것이, 이들의 관계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지난달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진행된 ‘2024 위버스콘 페스티벌’에는 하이브 산하 팬 플랫폼 위버스에 입점한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라인업이 꾸려졌다. 하이브가 주최하는 만큼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프로미스나인, 엔하이픈, 르세라핌, 보이넥스트도어, 앤팀, 아일릿. 투어스, 캣츠아이 등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레이블즈 가수 중 ‘위버스콘 페스티벌’에 불참한 팀은 대부분의 멤버가 군복무 중인 방탄소년단을 제외하면 민 대표가 이끄는 어도어 소속 뉴진스가 유일했다. 당시 뉴진스의 활동 준비를 이유로 들었으나,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10일 하이브가 발표한 ‘하이브: 위 빌리브 인 뮤직’(HYBE: We Believe In Music) 전시회에도 같은 상황이 연출된다. 그래미 뮤지엄이 하이브와 소속 가수들의 발자취를 조명하는 전시회에서도 뉴진스만 제외됐다. 해당 전시엔 지코, 방탄소년단, 세븐틴, 프로미스나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앤팀, 보이넥스트도어, 투어스, 아일릿, 캣츠아이 등 하이브 소속 가수 12팀이 참여한다.
이를 뒤고 온라인 상에서 하이브와 민 대표의 내홍 여파가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자 하이브는 “전시 참여 여부는 레이블의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뉴진스의 불참은, 어도어 측의 결정에 따른 결과라는 말이다. 어도어 측은 한 매체를 통해 “뉴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것을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뉴진스가 하이브의 집안 행사에 잇따라 불참하면서 팬들의 의심섞인 시선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실제로 여전히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민 대표가 2차 기자회견에서 하이브에 화해의 제스처를 건넸지만, 여전히 타툼의 여지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끝까지 ‘배임’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보여왔고, 민 대표는 지난 9일 첫 피고발인 조사에서 하이브 측의 고발이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또 한 번 거침 없는 펀치를 날렸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고발 사건 외에도 하이브 산하 또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에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빌리프랩은 형사 고소와 더불어 민 대표에 대한 민사소송도 제기했는데, 이번 고발 사건에서 민 대표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하이브 역시 추가적인 민사소송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쏘스뮤직 역시 민 대표를 상대로 명예훼손, 업무방해 및 모욕으로 인해 입은 피해에 대해 5억 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사실상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뉴진스의 활동에는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뉴진스는 소속사의 내홍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다만 내홍이 계속된다면 이들의 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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