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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에 걸쳐 찾은 ‘나’, 솔로 김재중은 이제부터 시작이죠” [D: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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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스스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매일 위기 속에 있었고, 또 강해져야 하는 상황 속에 있었지만 스스로 강해지진 못했던 것 같거든요. 저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삶을 살았거든요.”

ⓒ인코드

2004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김재중은 앞선 자신의 가수 생활을 이렇게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동방신기 멤버로, 데뷔 당시 소속사였던 SM을 떠난 이후엔 JYJ로, 또 솔로 가수와 배우 활동은 물론, 이제 한 기획사의 대표로서 자신의 길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20년이라는 시간을 ‘누군가에 의지’했다던 김재중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스스로 설 힘을 키워나갔다.

지난달 26일 발매한 정규4집 ‘플라워 가든’(FLOWER GARDEN)은 그런 면에서 김재중에게 매우 특별한 앨범이다. 팬들과 시간을 추억하는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Glorious Day), 주거 침입까지 일삼은 사생팬에게 전하는 ‘하지마’, 미래를 향한 다짐을 새긴 ‘더 라이트’(The Light) ‘콘크리트 하트’Concrete Heart) 등 총 14곡을 담으면서 지난 20년의 세월을 곱씹었다.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소년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까지 앨범에 담고자 했어요. 예전엔 과거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절대 싫다’고 답했는데, 실수가 많았던 과거이지만 그 순간도 기억하고 싶었거든요. 사실 제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엔 서툴렀던 것 같아요. 앨범을 통해 많은 걸 깨달은 만큼, 제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엇보다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는 팬들의 사랑을 받는 나와 그런 팬들에게 사랑을 주는 나, 그런 ‘우리’가 함께하는 날이 바로 ‘글로리어스 데이’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곡이다. 김재중이 공동 작사가로 참여했다.

“데모를 받은 순간 딱 꽂혔어요. 20주년에 팬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잘 담긴 곡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누군가가 20년 중 전성기가 언제냐고, 가장 영광스러운 날이 언제냐고 물으면 늘 그룹 생활을 언급했어요. 그런데 그 외에 암흑기, 지쳐있었던 시간도 영광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가사에 ‘너와 함께할 때 영광스럽다’는 표현이 나와요. 혼자서는 이뤄낼 수 없고, 앞으로도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함께해서 감사하고 영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20주년을 자축하는 만큼 내용적인 면은 물론, 패키징에도 ‘힘’이 잔뜩 들어갔다. 김재중은 “‘저 친구 좀 오버하는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발매 직전 가사지에서 발견한 오타 하나에 초동 물량 8만장을 모두 폐기하고 새로 제작하기로 한 것도, 앨범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서다.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아쉬움을 남겨선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팬들의 경우엔 기념적이고, 소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사는 건데 그런 소중한 앨범에 실수를 첨가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죠. 더구나 스태프들과 식사하러 간 식당에 ‘99번 잘해도 한 번 실수하면 0이다’라는 글이 쓰여 있더라고요. 그 글을 보고 나니 실수를 그대로 내면 제 앨범이 ‘0’짜리 앨범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웃음).”

ⓒ인코드

‘매일이 위기였다’는 김재중은 지난날을 반석 삼아 올곧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코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CSO(최고전략책임자)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넘어서 IP제작사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막연히 회사에 모든 걸 맡겼던 과거와는 달리 손수 콘텐츠를 만들어가면서 그 역시도 조금씩 성장했다.

특히 지난날들을 후회나 원망으로 남기지 않고, 너그럽게 시간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현실적으론 불가능에 가까울지 몰라도 동방신기의 재결합에 대해서도 망설임 없이 긍정하는 모습이 그렇고, 전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 수장에게 ‘아직 해소되지 못한 일들도 있지만,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지금 이 자리에서 나를 만들어가는 용기를 주신 건 선생님이신 것 같다. 데뷔를 시켜주셨음에 너무 감사드린다’는 내용을 담은 손편지를 건넨 것도 그렇다.

“사실 똑같은 조건, 시간을 할애했는데 남은 결과는 왜 똑같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그 시간들이 스스로 독립하고 자립할 수 있는 힘을 준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SM은 저의 원래 가족이었고, 저를 탄생시켜준 회사라고 할 수 있죠. 늘 감사해요. 엄청난 부는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도 있지만, 몸에 축적해 놓은 경험은 결코 사라지지 않죠.”

“이번 앨범은 20주년이라는 숫자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중요성’을 깨닫고 난 이후의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해요. 앨범의 무게가 정말 무거워요. 그만큼 많은 마음이 담겼거든요. 이제 막 데뷔한 1년차 가수처럼 활동을 하고 싶어요. 20년의 시간이 ‘리셋’이 된 게 아니라, 돌고 돌아 다시 나를 찾게 된 앨범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작점이죠. ‘솔로 가수 김재중’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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