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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감+부담감” 재난물의 부진…’하이재킹’·’탈출’, 올해도 빨간불 [D:영화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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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재난물은 거대 자본을 투입시켜 현실적 공포와 몰입감, 다양한 볼거리, 휴머니즘 등을 구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 재난물은 극장가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흥행 공식이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2022년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은 흥행에 실패했고, 2023년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손익분기점을 겨우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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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의 주연급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제작비로만 300억 원 넘는 제작비가 투자됐지만 누적 관객 수 205만 명에 그쳤다. 손익분기점 500만 명에 반절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당시 이 작품은 우리가 그 동안 많이 봤던 재난 상황이 아닌 바이러스 테러라는 생소한 상황 설정을 내세워 팬데믹 시대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막상 영호가 개봉하자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특히 팬데믹 기간 중 개봉해 관객들은 ‘비상선언’으로 피로감을 느꼈다. 팬데믹 동안 사람들은 실제 재난 상황을 경험했고, 이는 재난 영화의 긴장감과 스릴을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현실에서의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를 극장에서 재현된 유사한 상황을 통해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작용해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경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 출품작 선정될 만큼 높은 완성도를 지난 영화였지만, 손익분기점 380만 명을 가까스로 넘겼다. 이 작품 역시도 이병헌을 주축으로 배우들의 호연과 엄태화 감독의 연출력이 뛰어났지만, 팬데믹 이후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덜 부담스럽고 희망적인 콘텐츠를 선호하게 된 경향 탓이 컸다.

올해도 재난물이 두 편이나 관객들과 마주하지만 흥행 고지까지는 멀어 보인다. 지난 달 21일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하이재킹’은 160만 명을 돌파했지만, 손익분기점 300만 명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 사실상 흥행 실패다.

이어 지난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으로 관심을 받은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도 12일 개봉했다. 칸에서 공개됐을 당시 혹평 받았던 신파적인 요소를 덜어내고 속도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레이스 초반부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개봉 첫 날 10만 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지만 다음 날 13일 ‘인사이드 아웃2’, ‘탈주’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로 하락했다. CGV 에그지수는 86%이며 예매율은 개봉 한 지 3일 만에 6위까지 떨어졌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185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400만 명이다. 개봉 첫 주말 기세가 꺾이면 2주 차는 더욱 힘을 받지 못하는 최근 극장가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흥행 전망이 어두워졌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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