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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그리고 첸백시는 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을까 [상반기 가요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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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콘DB

2024년 상반기 가요계 키워드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민희진’이 아닐까. 한 번의 기자회견이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왔고, 그가 입은 패션까지 유행이 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이처럼 화제성은 엄청났지만, 사실 당시의 민희진 대표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하이브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법적 다툼까지 벌이게 됐다.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을 포함, 올 상반기 가요계 이슈를 모아봤다.

◆ ‘희진코어’가 탄생했던 그날

‘뉴진스 소속사 대표’ 민희진, 공식 입장 발표 | 긴급 기자회견

4월 22일 HYBE(하이브) 측이 민희진 대표이사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 레이블즈로부터 어도어를 독립시키고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주장과 함께 내부 감사에 들어갔다. 이에 어도어 측은 빌리프랩 신인 걸그룹 아일릿이 자사의 걸그룹 뉴진스를 카피한 것에 대해 항의 차원의 서한을 보냈을 뿐인데, 갑작스럽게 보복성 해임 통보를 해왔다고 반박했으나 하이브 측은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시도는 물론, 사업상 비밀 유출, 인사청탁 등 증거를 확보했다며 목을 조여왔다.

그로부터 3일 뒤인 4월 25일, 하이브 측은 민희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박했고, 민희진 대표는 이에 대응하고자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됐다. 민희진 대표는 아일릿이 뉴진스의 포뮬러를 모방했다고 주장하며,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나눈 대화가 공개되기도 했는데, 그가 뉴진스의 인사를 무시했다는 것을 비롯해 타사 걸그룹을 향해 ‘밟으실 수 있죠’ 등의 발언을 했던 것이 논란이 됐다.

그뿐만 아니라 민희진 대표는 당초 뉴진스가 하이브 1호 걸그룹으로 론칭될 예정이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르세라핌이 먼저 데뷔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도 불합리한 요구 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민희진 대표가 항의 차원의 서한을 보낸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는데, 당시 하이브가 에스파의 초동 판매량을 꺾고자 뉴진스에 ‘음반 밀어내기’를 제안했다는 내용도 담겨 충격을 더했다.

▲ 끝나지 않는 법적 공방

무엇보다 민희진 대표는 “경영권 찬탈”에 대해서는 실체가 없는 주장이었다는 것을 명확히 하며 하이브와 공방을 이어갔다. 이러한 상황 속 하이브는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만큼, 민희진 대표의 해임안을 표결하기 위해 5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알렸고, 민희진 대표는 해당 해임안에 대해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인용됐다. 이에 하이브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민희진 해임 관련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내며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이후 민희진 대표는 2차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개인적으로는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홀가분한 마음”이라면서도 “제가 원하는 것은 뉴진스라는 팀으로 이루고 싶은 비전과 소망이 있다. 이미 청사진을 그려놓은 것이 있는데, 그걸 꺾으려는 자체가 고통이다. 제 목표는 뉴진스와 제가 계획했던 것을 성실하고 문제없이 잘 이행했으면 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하이브 측에서도 제 이야기를 듣게 될텐데 타협점이 잘 마련됐으면 좋겠다”라며 화해를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양측의 법적 다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민희진 대표는 지난 9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8시간 가량의 조사를 마친 민희진 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퇴장하며 “배임일 수가 없는 일이라 제 입장에서는 코미디 같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뒤 “오늘 날짜는 제가 원해서 나왔다. 사실대로 말해서 속이 후련하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 첸백시, 재차 떠오른 SM과 갈등

사진: 원헌드레드 제공

각종 화제성을 몰고왔던 민희진의 모습을 따라가고 싶었던 것일까. 첸백시가 ‘긴급 기자회견’이라는 이름 아래 SM엔터테인먼트와의 갈등을 재차 일으켰다. SM과 첸백시의 갈등이 처음 드러난 것은 지난해 6월의 일이다. 이들은 소속사를 상대로 계약 기간 등을 사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정산 사본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SM 측은 2022년 12월 30일자로 새롭게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계약기간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밝혀 갈등이 불거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첸백시와 SM은 서로 협의 과정을 거쳤고, 갈등이 불거진 뒤 18일 만인 6월 19일 SM 측은 “아티스트 3인과 계약 관계를 인정하고 유지하면서 일부 협의 및 수정 과정을 통하여 EXO 활동을 더욱 활발히,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하였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끝이난 줄 알았던 사건에 다시 불이 붙었다. 그 시작은 백현을 포함한 첸(김종대), 시우민(김민석)이 독립 레이블인 INB 100을 설립하면서였다. 그대로 독립된 상태로 있었다면 별다른 트러블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이들은 차가원과 엠씨몽이 설립한 회사 원헌드레드의 자회사로 합류하게 된다. 당초 SM 측은 첸백시와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빅플래닛메이드를 배후로 지목한 바 있는데, 원헌드레드는 빅플래닛메이드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 SM “계약 이행 해라” vs 첸백시 “약속 안 지켰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에 템퍼링에 대한 의혹이 생겨난 가운데, 첸백시 측은 SM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는 소식을 알렸다. 당일 ‘긴급’이라는 이름으로 보내온 메일을 통해서였다. 첸백시 측은 “SM엔터는 합의서의 전제가 된 협상 내용은 무시한 상태에서 첸백시 소속사인 INB100에게 ‘아티스트 개인활동 매출의 10%’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INB100은 부당함에 대한 내용 증명을 보냈지만 SM은 2개월 넘게 답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기자회견에서 정작 첸백시의 말은 들을 수가 없었다. 이들의 법률 대리인인 이재학 변호사(법무법인 린), INB 100 김동준 대표, 모회사 원헌드레드의 차가원 회장만 참석한 것. 이날 법률대리인 측은 지난해 계약과 관련해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을 당시의 주장을 재차 펼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게다가 차가원 회장이 SM과 첸백시의 합의 과정을 전부 지켜보고 합의서 작성까지 함께했다는 사실을 밝혀 재차 템퍼링 의혹이 불거졌으나, 이에 대해서는 “절대 템퍼링이 아니다”라며 “백현 씨가 힘든 상황에서 조언을 구했고, 저는 지인으로서 조언만 해줬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첸백시 기자회견 이후 SM 측은 “모든 사건의 본질은, 당사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MC몽, 차가원 측의 부당한 유인(템퍼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라며 첸백시에 대해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된 계약 자체를 반복하여 무시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본인들의 사익 추구를 위해 전속계약에 이어 합의서까지 무효라는 주장을 매번 되풀이하는 첸백시의 행동을 용인하지 않고, 법원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SM은 첸백시를 상대로 계약 이행 소송을 제기했고, 첸백시 측은 SM 임원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다.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올겨울 예정되었던 엑소의 완전체 앨범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한 가운데, 무사히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픽콘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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