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이 전 남자친구로부터 수년간 불법 촬영 동영상으로 협박을 받고, 폭행을 당하고, 돈을 빼앗기고, 강제로 유흥업소에서 일해야 했던 경험 등을 밝혔다. 더해 렉카 유튜버들이 이런 쯔양의 과거를 약점 잡아 돈을 뜯어내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렉카 유튜버’는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난 차량에 달려드는 렉카처럼, 조회수를 올리려 이슈가 된 사건을 다루는 유튜버를 일컫는다. 이들은 높은 조회수를 목적으로 사건을 자극적이고 악의적으로 짜깁기하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꾸미기도 한다. 그로 인한 피해자도 수두룩하다.
그리고 이번엔 쯔양이 그들의 희생양이 됐다. 쯔양은 이미 해당 사건과 관련해 전 남자친구를 상대로 고소와 소송 등 민형사상 조치를 진행했다. 다만 피고소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형사 사건은 불송치 결정이 났다. 숨기고 싶었던 쯔양의 아픔을 들춘 건 렉카 유튜버들이었다.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온 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폭로 방송을 통해서다. 사실이 알려지길 원치 않았던 쯔양 측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가로세로연구소는 방송을 강행했고, 과거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등 쯔양을 협박한 배후로 ‘렉카 연합’을 지목했다. 이들이 언급한 ‘렉카 연합’은 카라큘라, 구제역 등 유명 렉카 유튜버 모임이다.
이들은 “부정한 돈을 받아먹은 사실이 없다” “부끄러운 돈을 받지 않았고 부끄러운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하는 글을 잇달아 게재했다. 그러나 가로세로연구소가 입수해 방송한 녹취록에는 “(폭로하기보다) 엿 바꿔 먹는 게 나을까요” “몇천 시원하게 당기는 게 낫지 않나” “2억은 받아야 할 거 같은데, 현찰로” 등 결백 주장과는 상반되는 대화들이 고스란히 담기면서 설득력을 잃었다.
결국 원치 않는 사건이 알려지게 된 것도, 또 이를 빌미 삼아 돈을 뜯어내려 한 것도 이슈를 다루는 유튜버에 의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납득하긴 어렵지만, 그것이 그들이 주장하는 ‘정의구현’일지라도 그 과정에서 또 한 명의 피해자를 만들게 된 셈이다.
이들의 위험한 ‘정의구현’은 사실상 ‘돈’에 의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대중의 지탄을 받아왔다. 당장 지난해만 하더라도 고(故) 이선균의 비공개 빈소에 렉카 유튜버들이 들이닥치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은 이들의 주요 돈벌이수단처럼 여겨지며 물어뜯기기 일쑤다. 아이브 장원영을 비롯해 보아, 뉴진스 등과 이들의 소속사가 렉카 유튜버들을 상대로 최근 적극적인 법적대응을 시작한 것도 이들이 양산하는 가짜뉴스, 루머의 정도가 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법적 처벌이 수익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을 제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피해 당사자와 소속사의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이고 이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그에 준하는 처벌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이번 쯔양의 사태를 계기로 원천적으로 렉카 유튜버들의 그릇된 콘텐츠를 막을 수 있는 플랫폼 자체의 노력과 관계 기관의 감시 및 관리감독 체계도 강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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