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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의 단골 소재인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얽힌 이야기가 영화로 다뤄진다. 12일 개봉 예정인 스칼렛 요한슨·채닝 테이텀 주연의 ‘플라이 미 투 더 문’을 통해서다.
지난 1969년 생방송으로 전 세계에 전해졌던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인류의 위대한 도약을 상징하는 대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달 표면은 진공인데, 사진 속 성조기가 펄럭인다’ 등과 같은 이유로 조작 여부와 관련된 의구심이 5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달 착륙이 실패할 지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 플랜 비(B)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스튜디오에서 달 착륙 장면을 몰래 찍었다는 설을 비롯한 갖가지 음모론이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개봉에 앞서 지난 9일 취재진을 대상으로 베일을 벗은 ‘플라이 미 투 더 문’은 이 같은 소재를 무척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웃음과 감동을 적절하게 녹여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NASA가 케네디 우주센터를 촬영지로 선뜻 제공하고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의 자문을 허락하는 등 제작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로, 웬만한 우주 탐사 다큐멘터리에 버금가는 수준의 리얼리티가 두드러진다.
이처럼 정교하게 재현된 반 세기전 인류의 위대한 도약이 사실적인 재미를 안겨준다면, ‘투톱’ 스칼렛 요한슨과 채닝 테이텀은 티키타카 케미로 웃음과 감동을 책임진다.
요한슨은 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를 널리 알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케터 ‘켈리 존스’ 역을 맡아, 힘이 넘치면서도 섬세한 특유의 캐릭터 소화력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로 책임감은 강하지만 고지식하기 짝이 없는 ‘콜 데이비스’ 역의 테이텀도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는 급급했던 전작들과 달리, 차분한 내면 연기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극 중에서 싸우다 정이 들어 결국 사랑에 빠지는 이들의 모습은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스크루볼 코미디의 복고적인 감성을 더한다. 스크루볼 코미디는 미국의 대공황 시기에 유행했던 로맨틱 코미디의 하위 장르로, 판이한 성품의 두 남녀가 여러 난관을 이겨내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주로 그린다.
애플TV가 1억 달러(약 1387억원)에 이르는 제작비 전액을 투입한 작품으로, 12세 이상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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