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tvN 토일드라마 ‘졸업'(연출 안판석, 극본 박경화,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주)제이에스픽쳐스)이 막을 내렸다.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의 설레고도 달콤한 미드나잇 로맨스를 그렸다.
정려원은 안판석 감독을 만나 자신의 인생작을 탄생시켰다. 사랑을 다루는 느낌이나 색채, 플로우 등에서 ‘미드나잇 인 파리’, ‘카페 소사이어티’,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우디 앨런 감독이 떠오르는 ‘한국의 우디 앨런’ 안판석 표 멜로.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잇는 연상연하 로맨스 ‘졸업’은 지금의 정려원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제가 일기를 써요. 함께 작업하고 싶은 작가, 감독님 이름을 써놓는데 거기에 안판석 감독님이 있었어요. 뭔가 운명이라고 생각이 들었죠.”
안판석 감독은 정려원에게 ‘연기적인 잣대’를 내세우지는 않았다. 다만 ‘배우의 자세’에 대해서는 거듭 얘기했다. ‘학원가’, ‘사제 로맨스’라는 현실과 가까운 소재를 사용했기에 정려원이 자신의 실제 모습을 서혜진에 자연스럽게 섞어내길 바랐을 터, 그러나 그 서혜진이 ‘좋은 선생님’ 임팩트를 줬으면 했을 거다.
“감독님은 이렇게 연기해도, 저렇게 연기해도 상관없다고 하셨어요. 억지가 하나도 없었죠. 근데 배우는 배우는 걸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얘기해 주셨어요. 당시에는 몰랐는데 방송이 끝나고 나서 이해되는 말들이 있었죠. 그래서 다시 하자고 감독님께 문자를 보냈어요.(웃음)”
그리고 그 ‘현실 속 임팩트’ 방점은 ‘난로 키스’에 찍혔다. 이준호의 온몸이 젖어있던 상황에서 난로가 필요했다. 이에 안판석 감독은 빨간빛 난로를 투입했고, 조명은 다 끄게 했다. 정려원은 어두운 상황 속 오렌지빛, 노란빛이 아닌 빨간빛 난로는 너무 낯선 느낌이라 시청자들이 놀랄 수 있을 거라 걱정했다. 하지만 안판석 감독 생각은 달랐다.
“안 감독님께서 교무실에 불이 꺼져 있는 건 익숙하고 빨간불이 켜져 있는 건 익숙하지 않듯이 멜로도 익숙한 곳에서 익숙하지 않게 찾아오는 거라고 하셨어요. 익숙한 공간에서 낯선 신으로 감정 변화를 보여주려고 하는구나 깨달았죠. 역시는 역시였어요. 제가 뭘 몰랐죠.”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이지만 그 중간중간 임팩트가 있는 안판석 표 멜로, 정려원은 이에 잘 묻어났다.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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