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의 이야기’ 부른 가수 임수정
연예계 정상에서 안타깝게 내려온 후 살아온 삶
1980년대 스무 살이던 나이에 CF 모델로 혜성과 같이 방송계에 나타난 가수 임수정.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왕년의 이효리’라고 불렸던 임수정은 유명 항공사, 제약회사, 내복 CF 등 50여편이 넘는 CF등에서 모델로 활약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1963년 전북 정읍 출신인 임수정은 1982년 TBC인기 드라마 ‘연인들의 이야기’의 OST인 ‘연인들의 이야기로’ 8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았다.
이 노래는 이후 유지인 한진희 김자옥 주연의 드라마인 ‘아내’에도 삽입됐고, 해당 드라마 또한 히트를 치면서 노래에 대한 음반주문이 폭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시 이 음반은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어 역대 2위로 기록됐는데, 83년 LP판으로 30만 장이나 팔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하지만 이런 영광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임수정은 지난달 26일 MBN공식 채널 ‘속풀이쇼-동치미’ 선공개 영상에서 히트곡을 친 이후 가요계를 떠나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히트를 치면서 정말 잘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해당 노래 이후 2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슴여인’이라는 곡을 작사가 선생님께 받았다”면서 “사슴을 닮아서 ‘사슴여인’을 발표했더니 노래 중에 ‘나는 밤거리에서 사랑을 먹고사는 사슴 여인’이라는 가사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정부에선 밤문화를 굉장히 꺼름직하게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통행금지 시절 잘 나가는 여가수가 ‘나는 밤거리에서 사랑을 먹고 산다’ 이런 노래를 부르니 밤문화 조장으로 심의에 걸렸다. 이에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40년도 더 된 일화를 밝혔다.
하지만 그의 노래인 ‘사슴여인’은 이후 장덕이라는 가수에 의해 리메이크되면서 발표된다. 당시 장덕은 ‘사슴여인’의 가사를 심의에 안 걸리도록 바꿨는데, 임수정은 “당시에는 LP판을 통으로 다 구워야 하는 상황이라서 그전에 찍은 LP를 모두 폐기하고 새로 구워야 했다”며 자신이 가사를 바꿔 새롭게 음반을 발매할 여건이 아니었음을 토로했다.
정상급 가수에서 한 남자의 아내로..
이후 임수정은 휴식기간에 들어갔는데, 그 당시 어린 나이에 친정 엄마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임수정은 “당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엄마를 떠나보내기에 너무 어린 나이였다. 좌절감과 우울감이 굉장히 심했고 그러던 와중에 지인한테 전 남편을 소개받았다”며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임수정은 남편과 미국으로 떠나 결혼생활을 이어갔지만 10년 만에 결국 이혼에 이르렀다. 그는 “너무 어릴 때 연예계 생활하다 결혼 생활을 하니 남편이 나를 굉장히 의심했다”면서 “남편이 ‘여자는 오후 4시 이후로는 할 일이 없다’고 했고, 결혼 10년 만에 결국 너무 안 맞아 이혼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남편이 미국에서)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었다. 친구도 못 만나게 하고 방송국에서 연락이 와도 못 받게 했다”라고 말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편, 임수정은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20억 원을 잃었던 경험도 털어놨다.
10년 결혼생활 끝에 남편과 이혼한 임수정은 한국으로 돌아온 후 사업에 도전했다. 그는 “광고회사를 하나 했다. 매체와 기업을 이어주는 에이전시였는데, 제가 귀가 얇았다. 그래서 (주변에서) ‘에이전시만 하지 말고 직접 (광고) 제작해라. 돈 더 많이 번다’고 혹 해서 회사를 하나 인수했는데, 깡통회사였다”라고 언급했다.
임수정은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도가 났다. 있는 집도 다 팔고 (이혼) 위자료도 다 날아갔다. 그렇게 거의 20억 원을 다 날려 정말 힘들었다”라고 하며, “지금은 와인 도매업을 하는데, 나락에서 많이 올라와 있다”라고 말해 눈길을 집중시켰다.
오랜만에 1980년대 ‘왕년의 이효리’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인생 우여곡절을 참 많은 겪으셨네요”, “연인들의 이야기 정말 추억의 노래인데, 오랜만에 근황 전해 들으니 좋네요”, “한국에 돌아와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 다행입니다”, “예전의 미모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와 같은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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