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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러브 라이즈 블리딩’ 원초적 매력 깃든 피투성이 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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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임가을 기자] 체육관 매니저로 일하며 무료하게 일상을 보내던 ‘루’ 앞에 보디빌딩 대회 우승을 꿈꾸는 ‘잭키’가 나타나고 둘은 단숨에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의 사랑이 점점 깊어 가던 어느 날 잭키는 사랑하는 루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루는 범죄에 깊게 연루된 가족으로부터 잭키를 지키려 고군분투한다.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한눈에 서로에게 빠져든 ‘루’와 ‘잭키’가 상상도 못 한 살인을 저지르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로맨스 영화.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케이티 오브라이언이 주연을 맡은 작품은 로즈 글래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A24가 제작을 맡았다.

▲ 사진=A24

로즈 글래스 감독은 1990년생의 젊은 감독으로, 장편 데뷔작 ‘세인트 모드’를 통해 종교적 광신성과 신과의 소통이라는 소재를 파격적으로 담아냈다.

지난 2020년 ‘세인트 모드’로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부천 초이스: 장편 감독상’을 수상한 로즈 글래스 감독은 올해는 ‘러브 라이즈 블리딩’을 통해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작 감독으로 다시 한번 부천과 만나게 됐다.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인상적인 비주얼로 단번에 눈을 사로잡는다. 몸을 단련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근육의 움직임과 생생한 땀을 비롯한 신체의 반응을 집요하게 포착한다. 이러한 부분은 스테로이드에 중독 되어가는 잭키의 몸을 그릴 때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데, 핏줄이 솟고 근육이 꿈틀거리는 등 과장된 신체 변화가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다가온다.

 

▲ 사진=A24

 

과감하고 독특한 연출 역시 눈길을 끌었다. 

 

폭력성과 선정성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는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그로테스크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죄책감과 해방감을 표현했다. 그중 가장 당혹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결말 장면은 현실성을 찾아볼 수 없지만 공교롭게도 인물들의 내면을 드러내는 가장 탁월한 장면이기도 하다.

영화는 범죄와 살인, 욕망과 중독 등 검붉은 소재를 다루지만, 그 아래에는 재치 있는 웃음 코드가 깔려있다.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도중 짧게 지나가는 소품 하나, 대사 하나로 소소하게 터뜨려주는 어두운 유머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극 중 루에게 부담스러운 애정 공세를 펼치는 ‘데이지’ 역으로 나사 하나 빠진 듯한 연기를 선보이는 안나 바리시니코프도 씬스틸러로 자리한다.

80년대 감성을 배로 살린 사운드트랙도 청각을 자극한다. 

때로는 흥겹게, 때로는 나른하게 배경에 깔리는 음악은 진득할 정도로 습한 여름날의 밤을 연상시키는 영상의 색감과 한 몸처럼 녹아든다.
 

▲ 사진=A24

이 영화를 가장 빛나게 하는 요소는 역시 ‘루’와 ‘잭키’ 역을 맡은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케이티 오브라이언의 호연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험한 인생에 지칠 대로 지쳤지만, 잭키와 사랑에 빠진 순간을 기점으로 폭력으로부터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광적으로 헌신하는 연인의 모습을 연기한다. 범죄를 불사할 정도로 사랑에 필사적인 루를 섬세하게 그린 그의 연기력은 피비린내 나는 러브스토리를 응원하게 만든다.
 

흔치 않은 여성 보디빌더 캐릭터로 분한 케이티 오브라이언은 전직 보디빌더였던 과거를 살려 압도적인 피지컬로 등장한다. 극 중에서 제어하기 어려울 정도의 위협적 에너지를 지닌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동시에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시한폭탄 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애인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한편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오는 5일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에서 먼저 상영되고, 10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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