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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타운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가 집필한 영화 ‘차이나타운’의 시나리오는 오늘날까지 영화 시나리오의 ‘교과서’로 통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타운의 대변인은 그가 전날 고향인 로스앤젤레스(LA)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1934년 11월 23일 태어난 고인은 방송 작가로 출발한 뒤 ‘B무비의 대부’로 잘 알려진 감독 겸 제작자 로저 코먼의 회사에서 배우와 작가로 일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타운은 당시 친구였던 인기 배우 겸 제작자 워렌 비티가 주연과 제작을 맡은 1967년작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1972년작 ‘대부’의 시나리오 작업에 차례로 참여했다. 그러나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출발과 절정을 알렸던 두 작품의 큰 성공에 비해 개인적인 명성은 얻지 못했다.
극의 분위기를 근사하게 묘사하고 대사에 섬세한 뉘앙스를 부여하는 능력에도 한동안 빛을 보지 못하던 타운은 비티처럼 절친한 친구 사이인 잭 니컬슨과 내리 호흡을 맞춘 두 편의 영화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바로 1974년작 ‘마지막 지령’과 1975년작 ‘차이나타운’이다.
1930년대 LA를 배경으로 탐욕스러운 개발업자 집안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을 그린 ‘차이나타운’에서 그는 길고 복잡 미묘하지만 빈틈이 없는 줄거리와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캐릭터, 간결하게 의표를 찌르는 대사 등을 높게 평가받아 그해 열린 제4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이듬해 비티와 재회한 ‘샴푸’로 제48회 아카데미 각본상에 후보로 다시 오르는 등 ‘마지막 지령’부터 3년 연속 아카데미각본상 1회 수상 및 2회 노미네이트란 진귀한 기록을 세우며 전성기를 달린 타운은 감독으로 전업해 1982년 ‘퍼스널 베스트’와 1988년 ‘불타는 태양’을 차례로 선보였지만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낮은 점수에 그쳤다.
이후 할리우드 유명 프로듀서 돈 심슨과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1990년작 ‘폭풍의 질주’ 시나리오를 맡았으며, 이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톱스타 톰 크루즈와 의기투합해 1993년작 ‘야망의 함정’과 ‘미션 임파서블’ 1·2편의 각본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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