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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벽돌 건물에 담긴 불가리의 헤리티지 #호텔미감

엘르 조회수  

지금 도쿄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는 호텔, 불가리 도쿄. 불가리의 유서 깊은 헤리티지를 어떻게 경험적 차원으로 표현했는지 궁금했다. 불가리 도쿄는 도쿄역의 고풍스러운 벽돌 건축물 뒤로 우뚝 솟은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빌딩 40~45층에 자리하고 있다. 도쿄의 럭셔리 호스피털리티 격전지라 할 수 있는 마루노우치-니혼바시 지역의 진정한 보석인 셈이다. 어두컴컴한 복도를 따라 로비에 이르면 이탈리아산 검은 화강암 바닥과 세이가이하몬(파도 문양) 패턴의 패브릭 월, 사원 지붕을 모티프로 한 천장 장식과 추상적인 꽃꽂이가 환상적인 동선을 이룬다. 유리 진열장에는 1972년 마운틴 후지 빈티지 브로치와 세르펜티 네크리스가 반짝이고, 커다란 흑백사진 속에는 1950년대의 전설적인 셀러브리티들이 비아 콘도티(Via Condotti)를 배경으로 불가리의 순간을 즐기고 있다.

일본의 젠과 라 돌체 비타가 초월적으로 병치된 풍경이다. 이곳에서는 불가리를 위시해 이탤리언의 정체성이 모든 요소에서 드러난다. 리스토란테 니코 로미토(Niko Romito)의 셰프는 물론이고 주요 매니저들이 모두 이탤리언이고, 메뉴 페이지 상단을 이탈리아어로 표기하는 식이다. 호텔 내 식기는 지노리 1735(Ginori 1735)만 사용한다. 4층 체크인, 객실 전면은 유리다. 시시각각 도쿄역을 지나는 열차들과 JR의 유려한 움직임을 생경한 시선으로 내려다본다. 생일을 맞은 손님에게 금가루가 뿌려진 케이크와 와인, 웰컴 프루티와 티를 룸서비스로 내어주는 바람에 천상에서 축하를 나눴다. 중후한 느릅나무 플로어, 벽을 감싼 탠저린 컬러의 패브릭, 막살토(Maxalto)의 넓은 책상, 교토 브랜드 호수(Hosoo)의 실크 드로와 쿠션까지. 불가리만의 최상의 셀렉션을 헤아리는 것만으로도 흥겨워진다.

밤에 만날 객실을 뒤로하고 서둘러 40층의 스위밍 풀로 내려갔다. 에메랄드빛 모자이크 타일과 베네치아산 유리로 만든 25m 길이의 수영장에 잠시라도 머물고 싶었다. 인테리어를 담당한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비엘(Patricia Viel)이 “다이아몬드 침대에서 수영하는 불가능성에 가장 가까운 경험”이라고 표현할 만큼 반짝이는 물의 성전 속에서 홀로 몸을 움직였다. 수영장에 몸을 담가야만 보이는 타일들의 일루미네이션, 물 밖으로 나오면 메트로폴리스의 세포 같은 마천루가 펼쳐졌다. 저녁 7시, 리스토란테 니코 로미토에서 메뉴 데스타지오네의 일곱 가지 디시를 만끽했다. 콜리플라워 그라니타, 감자 라비올리, 홋카이도 홍어구이, 미야자키산 비프 필레, 아몬드 무스. 2시간 반 가까이 하얀 테이블 위에서 발색하는 램프와 함께 하나하나의 요리들이 입 안을 자극하며 그림처럼 지나갔다. 도쿄의 밤을 뒤로하고 객실로 올라오니 레몬 진저 티가 침대 옆에 놓여 있다.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당신의 숙면을 도와줄 것입니다”라는 다정한 메모와 함께.

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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