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가 김이나의 무기는 직장 생활을 통해 얻은 ‘성실함’이었다. ‘부지런함으로 자신을 훈련시키겠다’는 욕망은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꾸준한 김이나를 만들었다.
30일 정재형의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는 작사가 김이나와 작곡가 김형석이 출연했다. 성시경의 곡 ‘10월에 눈이 내리면’을 통해 작사가로 데뷔한 김이나. 김형석은 당시 김이나에 대해 “홈페이지를 봤는데 글을 너무 재밌게 쓰더라. 글이 감각적이라 작사를 한 번 해보라고 했다. 성시경의 ‘10월에 눈이 내리면’을 이나가 작사했는데, 시경이가 뭘 고를 때 까탈스럽지 않냐. 그런 시경이가 보자마자 ‘가사 너무 좋다, 누가 썼냐’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김이나는 그렇게 운명이 바뀌는 것처럼 작사가로 데뷔했으나 직장 생활을 6~7년간 계속 이어갔다. 김형석은 “이나가 미국에서 미술사 전공을 했고, 음악을 너무 많이 안다. 그런데 어느 날 ‘월급보다 저작권료가 많다’며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에 정재형이 “이미 그때 저작권료가 월급을 넘어섰냐”라고 묻자, 김이나는 “맞다”면서 “내가 평생 작사가로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 않냐. 내가 하고 싶다고 계속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니까, 계속 회사에 다니다가 ‘어? 이정도면 나 작사가로 완전히 일해도 되겠는데?’ 싶을 때 일을 그만뒀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꿈을 좇겠다는 사람들한테 ‘나라면 그러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금수저가 아니라면 안전장치가 있어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작사 곡만 500곡이 넘는다는 김이나. 그 꾸준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근 3~4년 동안은 ‘이거는 내가 하고 싶다’고 선택했는데, 처음 10년은 한 번도 ‘이거는 안 할래’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냥 직장인 마인드로 했다. 직장인이 ‘나 이번 기획에서 필이 안 오는데요?’ 이럴 수는 없지 않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용이 좀 안 나와도 어차피 별로면 내 것이 채택이 안 되니까, 나는 오히려 그게 자유로웠던 것 같다. 직장인으로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던 것 같다. 선배들한테 항상 ‘내 감에 따라서 가사를 쓰면 언젠가 감은 떨어진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부지런함으로 나를 계속 훈련시켜야지’ 이런 야망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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