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반란이다. ENA가 월화극 1위를 차지하며 종영했고, MBN이 tvN 토일드라마를 시청률 앞섰다. 이보다 맞는 표현이 없다.
최근 케이블채널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극본 오수진 연출 박준우)가 최종회 시청률 6.6%(닐슨코리아 전국 평균 기준, 이하 동일)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2.2%로 출발한 첫 회 대비 3배나 뛰어 오른 성적이며, ‘남남'(극본 민선애 이민우)를 제치고 ENA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도 차지했다.
첫 회 2.2%로 출발한 ‘크래시’는 2회 3.0%, 4회 4.1%, 6회 5.0% 등 꾸준한 상승세를 자랑하며 8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동시간대 경쟁작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 김태엽)가 종영한 뒤 방영 4주 차 만에 월화드라마 전체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마지막까지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월화드라마 왕좌를 굳건히 지켰음은 물론이다.
종합편성채널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박철 김지수 연출 김진만)도 마찬가지다. 첫 회는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 김희원)이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가운데 1.5%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3회 2.6%, 8회 3.6%로 조금씩 상승세를 그리더니 4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마지막회 5.1%로 종영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ENA와 MBN은 모두 ‘드라마’ 방영 채널 중에는 경쟁력이 약한 편이다. ENA는 지난 2022년 KT그룹에서 리브랜딩한 신생채널로, 개국 공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가 있지만 아직까지 채널 인지도 및 접근성이 낮은 편이다. MBN 역시 상대적으로 타 채널에 비해 드라마 수 자체가 적다. 당장 ‘세자가 사라졌다’만 하더라도 바로 지난해 12월 종영한 ‘완벽한 결혼의 정석'(극본 임서라 연출 오상원) 이후 4개월만 MBN 신작이었다.
작품 자체의 시청률을 넘어 경쟁작과의 시청률 전쟁에서도 승리했다. ‘크래시’는 방영 기간 내 경쟁작 tvN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최고 시청률 4.2%), KBS 2TV ‘함부로 대해줘'(최고 시청률 2.3%)를 꺾고 월화극 왕좌를 차지했다. ‘세자가 사라졌다’ 역시 마지막회 방영일 tvN ‘졸업'(12회 4.8%), JTBC ‘낮과 밤이 다른 그녀'(2회 3.6%)를 꺾으며 종영했다. 특히 ‘졸업’의 경우 첫 회 5.2%로 출발하며 ‘세자가 사라졌다’보다 앞섰으나 엎치락 뒤치락 끝에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크래시’와 ‘세자가 사라졌다’가 각각 2%대와 1%대로 출발했음을 생각하면 더욱 놀라운 성적이다.
이와 관련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플랫폼이 갖고 있는 인지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작품 자체가 좋으면 사람들이 찾아보는 경향이 있다. ENA와 MBN 모두 플랫폼 자체의 힘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 콘텐츠들이 OTT를 통해서 보이지 않나. 재방송을 통해 유입되는 시청자들도 꽤 있을 것”이라며 짚었다.
이어 “과거에는 OTT 오리지널 콘텐츠 등 한 곳으로만 구독자나 시청자를 모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볼 수 있게 해서 시너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크래시’와 ‘세자가 사라졌다’ 모두 콘텐츠의 퀄리티가 담보된 데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전략이 통해 시청률로 보인 것 같다”고 평했다.
‘크래시’의 후속으로는 배우 신혜선, 이진욱 주연의 ‘나의 해리에게'(극본 한가람 연출 정지현)이 오는 9월 방송 예정이다. MBN 역시 후속 자리는 아니지만 8월부터 금토드라마 ‘나쁜 기억 지우개’를 선보인다. 두 작품이 ‘크래시’와 ‘세자가 사라졌다’의 영광을 이어, 또 한 번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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