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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 봤다면…꼭 찾아봐야 할 ‘사울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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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울의 아들’은 1944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시체를 처리하는 비밀 작업반 존더코만도의 이야기다. 사진제공=그린나래미디어 

역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관객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이 유대인을 상대로 자행한 참혹한 학살의 비극을 다룬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감독 조나단 글래이저)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6월5일 개봉해 누적 관객 15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돌파하면서 ‘가여운 것들’을 넘어 올해 개봉한 독립·예술영화 1위를 앞두고 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독일군의 유대인 학살이 극에 달한 1940년대 초반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담이 맞닿은 독일군 장교의 관사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아우슈비츠에서 자행된 악의 실행을 ‘평화로운 장교 가족의 일상’을 통해 우회적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에 커다란 충격을 던진다. 악을 악으로 인지하지 않는 이들이 보이는 ‘악의 평범성’, 오직 사운드와 은유적으로 언급되는 짧은 대사를 통해 아우슈비츠 내부의 대학살을 다루는 방식이 관객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나치의 유대인 집단 대학살,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는 ‘쉰들러 리스트’부터 ‘인생은 아름다워’ ‘제이콥의 거짓말’ 등으로 ‘꾸준히 제작됐고 그 때마다 관객은 충격을 넘어 깊은 죄책감도 느꼈다. 그 흐름에서 직접 묘사 대신 장교 가족의 평화로운 일상으로 비극의 참상을 극대화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새로운 접근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존재를 통해 비극을 이야기한 또 다른 작품이 있다. 지난 2016년 개봉한 ‘사울의 아들'(감독 라즐로 네메스)이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아우슈비츠 담장 밖에 시선을 뒀다면, ‘사울의 아들’은 아우슈비츠 담장 안, 그것도 가장 깊숙하고 내밀한 곳에 시선을 맞춘다. 

영화는 ‘존더코만도’라고 불린, 아우슈비츠에서 소리 없이 사라져간 유대인의 시체를 처리하는 비밀 작업반의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극의 배경은 패전을 앞두고 나치의 만행이 극에 달한 1944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존더코만도들은 붉은 색으로 ‘X’가 표시된 작업복을 입고 쏟아지는 시체를 소각하는 일을 한다. 그들 역시 대부분 유대인들이었다. 

존더코만도인 사울 앞에 어느 날 어린 소년의 주검이 도착한다. 사울은 소년의 숨이 아직 붙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만, 이를 알아챈 나치 의사는 소년의 숨을 틀어 막고 목숨을 빼앗는다. 소년은 사울의 아들. 산처럼 쌓인 시체더미 사이에서 간신히 아들을 빼낸 사울은 랍비를 찾아 아들의 장례를 치러주기로 결심하지만, 수용소 밖으로 나오는 과정은 위험천만하다.

‘사울의 아들’은 포탄이 날아드는 전쟁터보다 더 참혹한 전쟁의 한복판인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아들의 주검을 마주한 아버지가 지옥같은 세상에서 결코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고 인간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우슈비츠 담장 밖 독일군 관사에서 살아가는 장교 가족의 ‘평화로운 일상’을 통해 ‘악 평범성’을 이야기하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한 장면. 사진제공=사진제공=찬란 

● “어두운 시간에도 우리에겐 내제된 목소리가 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직접 묘사 대신 수용소에 유대인을 싣고 도착하는 기차의 경적 소리, 수용소 내부 굴뚝에서 내뿜는 거대한 시체 소각 연기, 장교의 자녀들이 장난감처럼 갖고 노는 누군가의 치아들을 통해 비극을 그렸다면, ‘사울의 아들’은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극도로 최소화하는 방식의 무게감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시체들이 태우면서 활활 치솟는 붉은 불기둥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잔혹성, 아들의 주검을 마주하고도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한 채 표정을 감춘 사울의 얼굴에서 나치가 상징하는 인간 내면의 악은 어디까지 다다를 수 있는지 관객을 섬뜩하게 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지난해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고, 올해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향상과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눈부신 성과의 이전에 ‘사울의 아들’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영화는 2015년 열린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이듬해 제73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국제장편영화상)을 휩쓸었다. ‘사울의 아들’이 밟은 궤적은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 겹친다.

‘사울의 아들’을 연출한 라즐로 네메스 감독은 아우슈비츠를 경험한 존더코만도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책 ‘잿더미로부터의 음성’을 읽고 영화를 구상했다. 주인공 사울을 둘러싼 이야기는 아우슈비츠 내부에서 일어난 유대인들의 반란 사건을 모티프 삼았다.

라즐로 네메스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어두운 시간에도 우리에게는 내재된 목소리가 있다”며 “그 목소리로 우리는 인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존 오브 인테러스트’ 역시 실화 및 실존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어떻게 하면 유대인을 ‘한 번에 더 많이’ 학살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나치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주인공 회스(크리스티안 프리에델)는 실제로 전쟁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책임자인 루돌프 회스가 모델이다. 유대인 학살이나 전쟁의 비극, 심지어 남편보다 자신의 안위가 먼저인 아내 헤트비히(산드라 휠러)도 마찬가지다.

또한 영화에서 심야에 유대인을 위해 남몰래 사과를 숨겨 놓는 이른바 ‘사과 소녀’ 역시 실존인물이다.

감독은 수용소 인근 폴란드 마을에 살면서 비밀리에 저항 운동을 했던 소녀 알렉산드라의 이야기를 영화에 녹여 냈다. 이 소녀는 회스 장교 가족과 정확한 대비를 이루면서 악의 참상 속에서도 희망을 놓치 않으려는 감독의 의지를 엿보게 한다. 

참혹한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 ‘사울의 아들’의 한 장면. 사진제공=그린나래미디어
맥스무비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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