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1일, 짧은 비행 후 두 시간 남짓 차로 달려간 교토의 첫인상은 고요하고 한적한, 우리와는 또 다른 성격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이었다. “이번이 위크엔드 막스마라가 선보이는 파스티치노 백의 세 번째 월드 투어입니다. 이곳의 역사와 장인 정신을 담은 ‘가와시마 셀콘 텍스타일(Kawashima Selkon Textiles)’, ‘보테가 나카모리-쿠미히모(Bottega Nakamori-Kumihimo)’와 협업한 새로운 파스티치노 백이 출시됐어요.” 교토의 정서를 가득 담은 아라시야마 치쿠린 대나무 숲길을 걸으며 홍보 담당자는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인 ‘트레저스 오브 재팬(Treasures of Japan)’ 에디션을 설명했다. 2016년에 출시한 위크엔드 막스마라의 파스티치노 백은 이탈리아어로 ‘작은 페이스트리’라는 의미를 담은 클러치백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빈티지하면서도 앙증맞은 디자인이 돋보이며, 풍성한 볼륨감과 오버사이즈 볼형 잠금장치,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가 가능한 보디가 인상적이다. 특히 이 백은 2022년 F/W 시즌부터 엄선한 지역과 해당 지역의 장인 정신, 전통 공예 기술을 존중하는 월드 투어 이벤트를 시작해 주목을 끌었다.
2022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직물과 유리공예 역사에 경의를 표하기 위한 ‘파스티치노 백 모델로 베네치아(Pasticcino Bag Modello Venezia)’ 에디션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수백 년에 걸쳐 이어온 프랑스 레이스와 도자기 예술 유산에 대한 오마주로 완성한 ‘파스티치노 백 오마주 아 라 프랑스(Pasticcino Bag Hommage a` la France)’ 에디션을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이들은 세 번째 여행지인 일본 교토로 향했다. 이번 ‘파스티치노 백 트레저스 오브 재팬’ 에디션은 오랜 시간 이어져온 일본의 텍스타일과 기모노의 전통을 담았다. 무엇보다 1843년부터 최고급 원단을 생산해 온 교토 소재 직물 제조업체인 가와시마 셀콘 텍스타일의 역사적인 아카이브에서 선별한 고급 실크 자카르로 만들었다. 이곳 장인들은 전통과 최첨단 기술을 결합해 고급스러운 오비(Obi)나 격식 있는 의상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위크엔드 막스마라와 함께하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약 1200m에 달하는 실크 자카르를 제작하면서 디자인 컨셉트와 응용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됐습니다. 전통 디자인을 재해석함으로써 좀 더 혁신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만들고, 소중한 전통도 이어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가와시마 셀콘 텍스타일 담당자는 이번 협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파스티치노 백을 완성하는 핵심 디테일은 볼 형태의 잠금장치다. 세라믹과 토기 장식으로 꾸민 잠금장치는 동그랗고 귀여운 불(Boule) 장식으로 탄생했다. 이 시그너처 장식은 교토에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테가 나카모리-쿠미히모’의 숙련된 장인들이 완성했다. “불을 만들기 위해 실을 끈으로 만드는 ‘실 꼬기’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은 결합, 염색, 감기, 꼬기(상부와 하부), 스팀 처리, 자르기 등 복잡한 단계가 필요하죠. 가장 어려운 ‘감싸기 과정’을 지나 마무리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이 작은 장신구 하나가 완성됩니다. 각 과정 하나하나에는 이번 ‘트레저스 오브 재팬’ 에디션의 가치에 걸맞은 장인들의 헌신이 담겨 있습니다”라고 보테가 나카모리-쿠미히모 측은 말한다. 그야말로 파스티치노 백에 일본 전통의 장인 정신이 한 올 한 올 엮여 있다. 위크엔드 막스마라는 ‘트레저스 오브 재팬’ 에디션 출시에 앞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꽃꽂이 같은 일본의 전통 예술을 체험하고 선 정원(Zen Garden)처럼 교토의 유명한 사찰을 방문하는 등 일본의 문화유산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위크엔드 막스마라 파스티치노 백 월드 투어의 홍보대사이자 막스마라 컨슈머 채널 디렉터인 니콜라 거버 마라모티(Nicola Gerber Maramotti)가 주최하는 프라이빗 웰컴 디너와 칵테일 파티에는 일본 패션 인플루언서 아미 · 아야 자매, 한국 인플루언서 코코 리, 배우 올리비아 홀트와 애비게일 카우언, 키어넌 십카 등이 참석해 교토의 밤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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