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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상하이에서 발렌시아가 벌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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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컬처와 대담한 스트리트 패션을 이용해 독특한 문화 현상을 일으킨 발렌시아가의 뎀나. 그가 이번엔 첫 번째 발렌시아가 아시아 쇼를 기획했다. 아시아 중에서도 그가 선택한 도시는 중국 상하이. 상하이에서 쇼를 선보이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입국 제한부터 현장 인원 통제 및 쇼 베뉴 선택, 셀러브리티와 프레스 초청 등. 하지만 뎀나의 발렌시아가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또 다른 레전드 쇼를 탄생시켰다. 상하이에서 열린 첫 발렌시아가 2025 스프링 쇼를 위해 많은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는데, 그중 가장 먼저 공개된 것은‘누 샹 무 더우’와의 협업이다.

누 샹 무 더우는 신천지에 있는 유명 레스토랑으로, 게스트들의 호텔에 놓인 샤오룽바오 초대장을 만들었다. 이뿐 아니다. 이곳에서 익스클루시브 커스텀 딤섬과 테이크아웃 패키지를 선보였다. 야외 테이블에는 발렌시아가 로고가 새겨진 자이언트 파라솔이 장식돼 있고, 발렌시아가 커스텀 비건 샤오롱바오와 더블 B 로고가 새겨진 전통 음식 윈윈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D데이. 5월 30일 발렌시아가의 2025 스프링 쇼는 해 질 녘의 푸둥 아트 뮤지엄에서 열렸다.

런웨이 장소는 뮤지엄 내부가 아닌 와이탄과 스카이라인이 돋보이는 야외 무대. 어떤 무대장치나 오브제 없이 아름다운 상하이 야경만 있을 뿐. 여기에 더해진 것이 드라마틱한 장대비. 게스트들은 준비된 검정 우산을 쓰고 쇼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여기저기서 불만 섞인 탄식이 터져 나왔지만 쇼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뮤지션 BFRND 특유의 음산한 BGM과 아이코닉한 블랙 맥시 룩, 여기에 특수효과처럼 내린 장대비는 아이러니하게도 발렌시아가의 드라마틱한 패션 신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여느 브랜드처럼 특별한 쇼 노트 없이 진행된 컬렉션인 만큼 쇼에 대한 해석이 난무했다. 뎀나의 기존 발렌시아가 스타일에 조금씩 변형된 새로운 룩이 등장. 과장된 어깨는 그대로지만 이전처럼 과도한 패드나 딱딱한 형태가 아닌, 부드러운 실루엣의 오버사이즈 숄더, 이와 대조되게 허리를 강조한 재킷과 코트들이 연이어 나왔다. 치렁치렁한 맥시 실루엣 아우터웨어와 레이어드된 슬릭한 팬츠, 그리고 약 18cm 높이의 엄청난 플랫폼 부츠로 새로운 프로포션을 제안하며 관중을 압도시켰다. 빈티지 효과를 낸 시어링과 울 코트, 트레이닝팬츠와 후디드가 연이어 등장하고 AI가 만든 신개념 트롱프뢰유 프린트의 새틴 드레스는 새로운 기술과 접목한 또 하나의 역작을 선보였다. 빳빳한 깃의 폴로 셔츠, 열리지 않는 지퍼로 아우터웨어처럼 보이는 스웨터, 힐이 부착된 레깅스의 판타 부츠, 안감이 터진 페이크 퍼 코트 등 기존 발렌시아가의 이미지를 살짝 변형해 새로운 스타일을 완성했다.

후반부에는 오트 쿠튀르 드레스들이 등장했는데 엄청난 무게의 목걸이와 반지, 팔찌 등 주얼리가 부착된 드레스부터 깃털로 뒤덮인 핑크 드레스, 금빛 포장지의 드레이핑 드레스, 행낭 가방과 수트케이스로 만든 드레스까지 아카이브를 재해석한 새로운 쿠튀르 피스로 피날레를 맞았다. 이번 상하이 쇼를 위한 많은 컬래버레이션 중 누 샹 무 더우에 이은 두 번째 컬래버레이션은 바로 언더아머였다. 발렌시아가 언더아머 에디션은 언더아머의 스포츠 기술력과 발렌시아가 스피릿을 융합해 기능적 스타일을 완성했으며, 쇼가 끝난 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집업부터 후디드 재킷, 티셔츠, 베이스볼 캡, 스웨트 팬츠 등 총 여덟 개의 아이템이 등장했다.

마지막 주인공은 알리페이로 중국 내 엄선된 발렌시아가 스토어와 ‘balenciaga.cn’, 위챗 미니 프로그램, 티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오버사이즈 티셔츠를 선보였다. 심플한 로고 타이핑의 오버사이즈 티셔츠는 소장가치 있는 리미티드 아이템으로, 이 제품 역시 쇼가 끝난 후 곧바로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쇼를 기념해 한국에서는 캠페인 모델의 주인공인 더보이즈 주연과 노윤서가 참석했으며, 양자경 · 크리스 리 · 허총 등 수많은 셀러브리티가 참석해 상하이의 밤을 빛냈다.

엘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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