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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5년 베테랑 송강호, 극한 두려움에도 ‘삼식이 삼촌’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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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을 통해 연기 인생 첫 드라마에 도전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삼식이는 김산이라는 로망을 만나 본인이 꿈꾸는 세상을 이루고 싶어 했어요. 배우로서 저에게 ‘삼식이 삼촌’은 또 다른 숙제이자 의욕을 불러일으킨 작품이었습니다. 재미없는 말일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을 끝낸 뒤 ‘계속 이런 작업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송강호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각본·연출 신연식)을 촬영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이같이 밝혔다.

1989년 연극으로 데뷔한 뒤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하며 올해로 연기 생활 35년을 맞은 송강호가 ‘삼식이 삼촌’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날 송강호는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요소로 승부를 보는 시대에 이런 소재가 모험일 수 있지만, 결과를 떠나서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분명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혼돈의 1960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삼식이 삼촌으로 불리는 박두칠(송강호)과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세상’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손을 잡으면서 펼쳐지는 내용을 그렸다.

‘삼식이 삼촌’은 1960년 대한민국,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만나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야기다. 사진제공=디즈니+

● “모호한 삼식이? 그게 더 매력적이었죠”

송강호의 첫 드라마 도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결정타”였다. “한두 달도 아니고 몇 년을 쉬게 됐다”던 송강호는 “처음에는 (시리즈 출연이)대안의 방식이었을지라도 이제는 OTT를 비롯한 다양한 소통의 방식들이 팬데믹이 안겨다 준 선물 같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삼식이 삼촌’을 결정하는 것이 그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오리지널 시리즈는 짧게는 6부작이나 8부작, 12부작으로 공개하는 추세이지만, ‘삼식이 삼촌’은 분량이 긴 16부작이다. 비교적 역사극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등장인물도 많은 편이다.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은 삼식이 삼촌의 모호함 또한 극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소였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런 역사물이 과연 어떤 소구력을 가질까 싶었어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 희한한 게 도전을 하고 싶더라고요.”

“창작하는 사람이라면 관객과 시청자에게 ‘우리의 얘기는 이런 거다’고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게 인지상정인 것 같아요. 모험이고 두려웠지만, 늘 봐왔던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해 보고 싶다는 것이 의욕을 느낀 지점이었습니다.”

극중 박두칠은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사람에게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철칙을 가진 인물로 조직폭력배, 기업 총수, 국회의원, 미군 등 그의 연이 안 닿는 곳이 없다.

전략가 기질을 가진 그는 주변 사람들의 욕망을 채워주지만,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도 남을 희생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다.

신연식 감독과 ‘거미집’에 이어 ‘삼식이 삼촌’ 그리고 곧 개봉한 ‘1승’까지 호흡을 맞춘 송강호.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송강호는 “나쁜 사람 같기도 하고, 따뜻한 감성을 품고 있는 거 같기도 하는 삼식이의 모습이 어렵고 모호했지만, 처음부터 삼식이 캐릭터가 명확하게 드러났으면 재미없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딱 부러지게 이 사람을 설명할 수 없는 지점이 매력적이고, 매 회 그 부분을 신경 쓰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시대 배경이었던 1960년대에 대해 “새로운 민주 사회가 자리 잡기 위해 진통을 겪는 시기”라고 정의한 송강호는 “다사다난하고 역동적인 사회였다. 근현대사의 치열함, 열정적으로 살았던 분들을 통해 인간의 욕망, 삶의 이상을 반추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짚었다.

● 신연식 감독과의 인연에 존재한 ‘동주’

송강호는 신연식 감독과는 영화 ‘거미집'(각본)과 ‘삼식이 삼촌’ 그리고 개봉 예정인 ‘1승'(각본·연출)까지 무려 세 작품으로 호흡을 맞췄다.

‘동주’로 신 감독의 존재를 알게 됐다던 송강호는 “윤동주 시인과 그의 시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삶의 발자취는 몰랐다. 뻔한 흥행 공식을 따르지 않고도 그분에 대해 더 감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 작가로서의 신선하고 창의적인 시선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거미집’과 ‘삼식이 삼촌’까지 오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삼식이 삼촌’에서 삼식이 삼촌으로 불린 박두칠을 연기한 송강호.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새로운 연기와 작품으로 소통하는 것이 궁극적인 욕망”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사랑받는 배우지만 송강호에게 연기는 “여전히 힘든 게 없어지지 않다”는 어려운 작업이다.

“35년을 했으니까 편하고 여유가 있을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연기가 즐겁고 재밌다는 표현을 못 하겠어요. 가식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스스로 겁이 나거든요. 연기를 떠올리면 ‘즐겁고 좋다’가 아니라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떠오르거든요. 늘 숙제와 딜레마를 겪는 거 같아요. 36년째에는 없어져야 하는데, 계속될 거 같네요.(웃음)”

송강호는 연기에 대해 “자연인 송강호가 평생 같이 가야 할 동반자이자 동지”라고 표현했다. 그는 “내 인생과 끊임없이 가는 것이 중요하지 어떤 기쁘고 영광된 순간이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걸 평소에 생각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삼식이 삼촌은 드라마에서 ‘피자’로 상징되는 풍요로운 세상을 꿈꾼다. 배우로서 어떤 꿈을 꾸느냐는 질문에 송강호는 “새로운 연기와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궁극적인 욕망”이라며 “그거 말고는 없다”고 강조했다.

맥스무비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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