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벌판에 혼자 서있는 느낌”
소름돋는 악역 연기 보여주던
감초 정호근, 이제는 10년차 무당
TV 프로그램, 드라마 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연예인들이 어느날 자취를 감추고 무속인이 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오고는 한다.
특히 소름 돋는 연기력으로 브라운관을 접수해왔던 배우가 갑작스럽게 무속인이 되겠다 선언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30년의 배우 경력을 포기하고 무속인이 된 배우, 정호근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신병 앓으면서도 신내림 피하던 정호근… “가족 때문에”
1984년 MBC 공채로 데뷔한 정호근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왕초’, ‘정도전’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감초 배우로 이름을 알린 정호근은 2014년 갑작스럽게 무속인이 됐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대전 지역에서도 이름을 떨칠 정도로 유명했던 무속인 할머니를 둔 정호근은 누나와 여동생도 무병을 앓았던 탓에 무속신앙과 가까이서 지내야 했다.
연기를 시작하며 무당이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유 없이 배가 아프고 드라마 촬영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다.
특히 정호근은 드라마를 촬영하다 눈앞에 귀신이 들이닥치거나 눈에 보이는 장군의 형상 때문에 두려워 촬영에 지장을 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계속 배우로 활동하고 싶어 신내림을 미뤄왔던 정호근이 신내림을 받아들인 이유는 바로 가족들이었다.
지난 2022년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한 정호근은 “내가 거부하면 신이 밑으로 내려간다더라”며 “밑으로 내려간다는 건 내 자식들한테 간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정호근은 슬하에 5명의 자녀가 있었지만 큰딸은 미숙아로 태어나 2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고, 막내아들 또한 3일 만에 숨을 거뒀다.
자녀들이 연이어 세상을 떠나자 주변 사람까지 해치는 것 같아 불안했던 정호근은 자식들이 신내림을 겪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후 내림굿을 받은 정호근은 현재는 유튜브 채널 ‘정호근쌤의 인생신당’을 운영하며 무속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욕설에 기상천외한 일들까지…” 혼자가 된 무속인 정호근
한편 정호근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무속인이 겪는 고충을 토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정호근은 인터뷰를 통해 “10년간 무속인으로 활동하며 지병을 앓게 됐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맨날 우는 모습을 보다 보니 우울해진다”며 “기상천외한 일도 많고 가슴 답답한 일도 많다”고 말한 정호근.
무속인 정호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았다. 정호근은 “듣도 보도 못한 욕을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무속인이 된 이후 동료 연예인들과도 연락이 끊기며 인간관계에도 영향이 생겼다는 정호근은 한 프로그램을 통해 “허허벌판에 혼자 서있었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를 떠나지 않았다. 남편이 무속인이라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정호근의 아내는 이혼을 고려했지만 결국 그의 곁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정호근의 아들은 “사실 처음에는 원망하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당시의 심경을 밝히면서도 아버지를 계속해서 믿기로 결심했다.
정호근의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연기하던 모습도 그립네요”, “너무 외로웠을 텐데 대단하시다”, “앞으로도 응원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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