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팬과 스타가 각자의 자리에서 빛난다는 것, 서로에게 자랑스러운 존재가 된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16일 임영웅의 생일을 맞아 전국 영웅시대(팬덤)는 기부 릴레이를 펼쳤다. 미국 시애틀과 인천, 대전·세종 지역 연합 팬들은 임영웅의 생일 6월 16일을 기념해 각각 616만 원을 기부했다. 부산 팬들은 약 1천만 원 기부와 더불어 독거노인을 위한 식사를 대접했다.
진주 영웅시대는 인도네시아 학교에 735만 원 장학금 전달했고, 제주 영웅시대는 도내 이웃을 위한 성금 500만 원을 기탁했다. 강원 지역 팬들은 취약계층에 생수 등 물품을 기부했다. 이 밖에도 전국 각지에서 성금과 물품 후원 소식이 이어졌다. 누적 기부 금액은 약 2억 원에 달한다.
영웅시대는 매년 기부를 통해 임영웅의 생일을 기념해 왔다. 임영웅 또한 꾸준히 ‘영웅시대’ 이름으로 사랑의 열매에 성금을 기부했다. 생일마다 소속사 물고기뮤직과 함께 2억 원을 기부했으며, 산불 이재민, 집중호우 피해지원 등 기부에 앞장섰다. 올해 어버이날 역시 ‘영웅시대’ 이름으로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 원을 전달했다.
반면, 동갑내기이자 ‘미스터트롯’ 출신 동료 가수로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김호중은 연일 무거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사고 피해자와 약 한 달 만에 합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호중은 지난달 9일 밤 11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흰색 SUV를 몰고 진로를 변경하던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았다.
김호중의 팬덤은 그의 음주 뺑소니 사건을 겪으며 희망조약돌에 기부금을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달 희망조약돌 측은 팬덤 아리스로부터 받은 기부금 50만 원을 모두 반환 처리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공인과 관련된 기부금을 수령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후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 팬의 글은 또 다른 논란을 만들었다. 해당 팬은 “김호중의 팬들이 지금까지 4년 동안 100억 원 가까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할 수 있었던 것은 김호중이 가진 이름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라며 “지금까지 아티스트로서 사회를 향해 선한 기부를 한 일을 정상 참작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00억 원가량 기부 중 75억 원은 김호중의 정규 2집 앨범 ‘파노라마’ 52만 8,430장으로 확인됐다. 그간 포토 카드를 얻거나 팬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앨범을 대량 구매한 뒤 사회복지시설에 일방적으로 기부하는 관행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에 뒤틀린 팬심은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그럼에도 아리스가 꾸준히 선한 기부를 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 규모 역시 상당하다. 팬덤의 선행까지 저평가되는 현 상황은 안타깝지만, 모든 건 ‘팬 사랑’을 외치던 아티스트가 자초한 일이라는 아이러니를 갖는다. 서로의 기를 살리는 임영웅과 영웅시대, 아리스 얼굴에 먹칠한 김호중. 두 동갑내기의 현주소가 씁쓸함을 자아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