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나.” 1월 1일 그날 이후부터 아내의 트라우마는 시작됐다.
그날은 아내가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고 온 날이었다. 남편은 아내에게 10번을 전화했고, 아내는 예배를 드리느라 남편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 그날 아내가 집에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남편은 소리질렀다. “나가!” 그렇게 부부싸움이 시작됐다.
남편은 아내에게 욕을 했고, 급기야 “죽여 버려”라는 말까지 내뱉었다. 이에 아내는 “죽여봐”라고 받아쳤다. 아내는 남편이 서 있는 자신을 바닥에 눕히고 목을 졸랐다고 말했다. 그날은 아내에게 고통스럽고 끔찍한 기억으로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아내는 ‘그래, 어쩌다 한 번이겠지’ 생각하며 아이들 봐서 참고 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날 이후 또 다시 남편은 아내에게 돈을 안 준다는 이유로 욕을 내뱉었다.
결국 아내는 참을 수 없었다. 아내는 “(그날의) 공포감이 살아나면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그래서 그 길로 뛰쳐나온 것”이라고 털어놨다. 아내는 현재 집을 나온 상태였다. 또 그런 위험한 일이 일어날까 무서워서.
아내는 남편의 작은 친절도 거부했고 화해를 시도하는 남편을 거부했다. 남편은 계속해서 아내에게 사과했다. 아내는 “다 버리고 혼자 살고 싶다”고 진심을 말했다.
제작진과 첫 사전미팅 당시, 제작진과 남편이 만나고 난 뒤 나중에 집에 들어온 아내는 앉자마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남편과 한 공간에서 함께 있기 힘들어 제작진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17일 방송될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신뢰는 어렵고 용서는 더 힘든 신용 부부가 등장한다. 결혼 19년 차 아내는 돈을 벌기 위해 낮에도 밤에도 닥치는 대로 일했다.
남편은 17년째 의류 자영업을 하고 있지만 아내는 19년간 생활비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고, 오히려 카드 빚 때문에 신용 불량자가 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남편은 아내의 카드를 사용해 현재 한 달에 카드값이 500만 원이 넘는다고. 남편이 아내에게 줘야 할 카드 값이 무려 ‘7천만 원’이었다. 그는 의류 장사 사업비를 아내 명의의 대출로 충당해 경제적 위기에 놓여있었다.
아내는 “만약에 (남편과) 싸우게 되면 죽거나 이 사람하고 완전히 찢어지거나 둘 중에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미안하다면서도 아내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뢰가 깨져버린 부부의 이야기는 17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된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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