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주먹이 매워도 오는 말은 따듯했다.
조카뻘 후배 여진구(26)가 연기 도중 실제로 때리는 일이 거듭 반복됐음에도 하정우(46)는 끝까지 점잖게 타일렀다는 일화가 공개됐다.
여진구는 17일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 인터뷰를 통해 촬영 비화를 전했다.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서 여객기가 납치 되는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여진구는 이 작품을 통해 연기 인생 최초로 악역을 맡았다. 여진구가 맡은 납치범 ‘용대’는 형이 인민군 장교라는 이유로 차별과 괄시 속에서 자랐다. 누명을 쓰고 복역까지 한 뒤, 형을 만나기 위해 여객기에 오르는 인물이다. 그런 ‘용대’를 막고 승객을 구하기 위하는 부기장 ‘태인’ 역은 하정우가 맡았다.
여진구는 하정우와 격한 액션을 소화하며 실제 때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좁은 공간에서 너무 역할에 몰입하다 보니..”
이어 “불같이 욱하고 성내는 캐릭터를 하다 보니, 아무리 스스로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임하자 싶어도 정우 형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갈 때가 많았다”며 “실제로 때린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의 반응은 어땠을까. 여진구는 “그때마다 정우 형이 ‘괜찮다’며 이해해주셨다. 어깨동무하고 촬영장 뒤로 저를 데려가서 ‘진구야, 우리는 엄연히 프로다. 몰입한 걸 잘 알고 있지만, 훈련된 배우로서 감정 컨트롤을 해야 하지 않겠니’ 하셨다”고 말했다.
또 “한두 번 때린 게 아닌데 그때마다 선한 눈빛으로 조언을 해주셨다”며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면 절대 이럴 순 없다 싶을 정도였다. 한 번 혼쭐을 낼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항상 저를 잘 이끌어 주셨다”고 하정우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배우로서도 그렇지만, ‘형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여진구가 말했다.
‘하이재킹’은 오는 21일 금요일부터 극장에서 볼 수 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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