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세자가 사라졌다’ 이건은 대역죄인으로 몰림과 동시, 궁 밖으로 쫓겨난 뒤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긴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독에 당해 와병중인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했다. 그 과정에서 이건을 견제하는 이들로 인해 동생 도성대군과 대립각을 이루게 된다. 뿐만 아니라 도성대군과 명윤(홍예지)를 두고 삼각관계를 형성하면서도 극렬한 대립을 이루지 않아 시청자들에 궁금증을 남겼다. 수호는 “작가님이 인간 수호를 이건에 많이 반영해 주셨다”고 했다.
▲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이건 역 수호/SM엔터테인먼트 |
“‘보쌈1’을 했던 유리누나한테 작가님에 대해 전해 들었다. 작가님이 배우들에 대해서 탐구할 것이라고. 캐스팅 된 다음에 리딩 하고 만남을 가지면서 계속 제 얘기를 듣고 싶어하셨다. 뭘 잘하는지, 악기나 무술도 반영하겠다고 하시면서 리얼리티도 보시고 제가 했던 말을 사극 어투로 넣어주시기도 했다. 그 정도로 배우를 많이 보시고 싱크로율을 점점 더 맞춰서 써주셨다. (유리)누나도 원하는 게 있으면 작가님께 얘기하면 대본도 고쳐주실 수 있다고 해서 대화도 많이 나눴다.”
도성대군과 극렬한 대립이 없는 것도 수호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작가님과 소통을 많이 하면서 내가 이건인지, 수호인지 구별이 안갔을 정도다. 제가 주변에 남자 친구들이 많다. 거기서도 항상 리더같은 위치다. 그런 느낌이 나온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 브로맨스 부분이 반영된 것 같다. 도성이(김민규 분)와도 현장에서 장난을 친 것 뿐인데 감독, 작가님이 너무 좋아해주셨다. 원래대로라면 도성과 이건은 빨리 틀어지고 적대시 했어야 하는데, 근데 저희 둘이 보기 좋았는지 17, 18회까지도 안 그랬다. 시청자분들이 왜 아직까지도 둘 사이가 안 틀어지냐고 하시더라. 그렇게 유지하게 된게 명윤보다 도성을 더 사랑하는 것 같다는 반응도 있더라. 둘이 더 사랑하는 것 같다고(웃음). 그게 실제 우리 둘의 모습을 연장해서 보여주려고 하셨던 것 같다.”
도성 때문이 아니라도, 이건과 명윤의 사랑은 애틋하고 절절했다. 대비와 명윤의 부친 최상록(김주헌)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고 난 후 두 사람은 ‘복수’라는 공통적인 목표를 갖고 뜻을 함께 했지만, 응원받지 못하는 관계였다. 그럼에도 이건은 자신의 상황을 차근차근 풀어나가며 마침내 명윤과의 사랑을 이뤄냈다. 수호는 “어떠한 연기보다 로맨스 연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조선 시대라서 스킨십부터 표현해야 어디까지 하는지 어려웠다.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도 감독님, 예지랑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예지는 저랑 10살 차이 나는 후배였다. 저를 어려워 할까봐 선배님들이 저한테 해주신 것처럼 저도 불편한 게 있는지 물어보면서 편하게 해주려고 했다.”
▲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이건 역 수호/SM엔터테인먼트 |
극 초반에는 뭣 모르는 이건과 명윤이 서로를 ‘황구’, ‘백구’로 부르며 꽁냥꽁냥한 모습을 보인다면, 후반부는 눈물 파티였다. 수호는 “연기할 때 재밌는 씬이 아닌데도 재밌게 찍어보자고 감독님께서 하셨다. 그래서 ‘보리 쌀’도 대본에 없었는데 재밌게 찍었다. 그렇게 재밌는 요소를 찾아보려고 했던 것 같다. 뒤에는 목숨이 달린 심각한 일들이 많아서 재밌는 모습을 많이 못 보여줘서 아쉬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수호는 세자로서의 무게감을 묵직하게 그리며 다채로운 감정을 연기해야 했다. 세자와 왕으로서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사로잡았고, 명윤과의 로맨스에서는 아련함과 설렘을 동시 담아내며 로맨스 감성을 배가시키며 첫 사극 연기에 합격점을 맞았다.
수호의 첫 사극을 본 엑소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수호는 “단체 활동이 많지 않아서 작품에 대해서 멤버들이랑 거의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했다. “얼마 전에 팬미팅 때도 드라마 찍는 중이었다. 다음날 뮤직비디오 촬영날이었는데 제가 그때 많이 아팠다. 멤버들이랑 드라마 얘기나 장난을 칠 기력이 없어서 멤버들과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못 나눴다. 그래도 지금은 카이, 세훈이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시간이 여유가 있다. 카이가 ‘형 드라마 하더라. 멋있는데’ 그 정도 들었고, 세훈이는 1, 2부 시청 인증샷을 보내더라. ‘재밌냐’고 물어보니까 답장은 없더라. 엑소 중에서도 막내들이랑 제일 오래됐다. 둘과는 17, 18년 본 사이다. 정말 가족같은 사이다(미소).”
‘세자가 사라졌다’에서 세자의 어진 인성은 물론, 푸른색 곤룡포를 찰떡 같이 소화하면서, 수호는 기존의 ‘상견례 프리패스 상’에 이어 ‘본 투 비 세자상’이라는 수식어도 추가됐다. “이 작품 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스스로 한테도 많이 배웠다. 20대 때는 바른 이미지 상을 깨고 싶었다. 30대 때는 오히려 좋더라. 그런 수식어가 있어도 반전이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자신이 있어서 좋다. 저는 실제 모범적이고 바르기도 하다(웃음). 20대 때는 나쁜 남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선을 권장하는 사람이다. 착한 남자, 모범적인 바른생활 사나이 수식어가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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