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영화 ‘원더랜드’의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구글 알파고부터 최근의 생성형 AI까지 인공지능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이를 마주할 사람들의 감정과 자세를 조명하는 로맨스톤의 영화가 곧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영화 ‘원더랜드’다.
오는 5일 개봉할 ‘원더랜드'(제작 영화사 봄)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인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이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은 탕웨이·박보검·수지·정유미·최우식 등 스타급 배우들의 향연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근미래적 표현과 인간감정을 중점적으로 묘사하며 극장가는 물론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의 핵심은 크게 바이리(탕웨이 분)-바이지아 모녀와 할머니(니나 파우 분) 등 세 모녀와 태주(박보검 분)-정인(수지 분) 커플, 할머니 정란(성병숙 분)-손자 준서(탕준상) 등 가족·연인 등의 관계에서 사망·혼수상태 등의 이유로 구성원 하나가 인공지능화된 모습을 나머지 사람들이 마주하면서 느끼는 감정선에 있다.
영화 속에서 인공지능화된 구성원은 고고학 연구의 바이리, 우주의 태주 등 티저에서의 모습에서 보듯, 현실적이지만 닿을 수 없는 공간을 배경으로 스스로가 또는 대상자가 원했던 이상향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생전의 기억과 추억, 현생에서의 소원들을 집약하고 부정적 요소를 덜어낸 모습은 중간중간 비쳐지는 현실모습과 함께 묘한 이질감을 준다.
이러한 인공지능화 모습을 바라보는 나머지 가족들의 시선은 제각각 다르다. 일상생활 그대로를 함께 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부터 과몰입형, 거부형 등 제각기 다른 가족들의 감성들은 현 시점에서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인간들의 모습 그대로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흐름들은 다양한 방향에서의 에피소드와 함께 반전을 이룬다. 특히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는 태주를 마주하는 정인은 물론, 인공지능화된 자신을 본 태주까지 등 인공지능화 사회에서 현실인간이 갖는 딜레마 포인트들은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현실수용적인 딸과 거부감의 엄마를 마주하는 인공지능화 바이리의 오류상황이나 학습화된 내용 이상의 딥러닝 면모는 특수존재 격인 성준(공유 분)의 포인트와 함께 인공지능 시대를 연구하는 업계에서 호기심을 느끼게 할만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이용자들의 시선과 함께, 관리자로서 존재하는 해리(정유미 분)-현수(최우식 분)는 현재 인공지능 사회를 사는 인간들의 평균값을 느끼게 한다. 챗GPT나 인공지능 스피커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유로운 교감과 함께, 이들을 제어하고 조율할 수 있다는 자신감 속에서 오류상황들을 마주하는 등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또한, 바이리의 어머니나 할머니 정란 등 인공지능 시대를 마주한 소위 ‘디지털 소외계층’의 서로 다른 감정표현 또한 눈여겨 보인다.
이러한 구성들은 태주-정인, 해리-현수 등에서 표현되는 로맨스나 바이리-바이지아 등의 모성애 코드 등의 감정포인트와 함께 작품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재미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처럼 영화 ‘원더랜드’는 ‘인공지능 사회’를 마주한 현실인류가 느낄 수 있는 근미래적 가능성들을 조명하는 동시에, 가족과 연인 사이의 감정관계가 이뤄지는 방식들을 조명하는 은근한 무게감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영화 ‘원더랜드’는 오는 5일 극장개봉한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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