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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애콜라이트’…동양인 최초 제다이 된 이정재, 편견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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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프랜차이즈에서 첫 동양인 제다이로 나서는 이정재. 사진제공=디즈니+ 

배우 이정재가 ‘스타워즈’ 시리즈에 한국배우 최초로 입성한다. 오는 5일 공개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를 통해서다.

공식 예고편과 포스터 등을 통해 ‘애콜라이트’에서 이정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국내 팬들은 이정재가 이제껏 출연했던 작품들 속 대사를 인용해 높은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포착됐다.

이는 이정재를 비롯해 ‘애콜라이트’의 주요 배역이 유색 인종과 여성으로 이뤄진 만큼, 디즈니가 선보이고 있는 ‘PC(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주의’에 대한 반발로 읽힌다. 이에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연출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정재가 ‘동양인 최초의 제다이’라는 수식어의 무게를 이겨내고 ‘스타워즈’ 시리즈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제다이된 이정재…국내 ‘환호’ vs 해외 ‘글쎄’

‘애콜라이트’는 평화를 수호하는 제다이 기사단의 황금기로 불리던 시대에 전대미문의 제다이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그 뒤에 숨겨진 비밀과 진실 속 새롭게 떠오르는 어둠의 세력에 대한 내용이다.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1999년)의 100년 전 이야기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는 한 번도 그리지 않았던 고 공화국 시대를 배경으로, 은하계의 어두운 비밀과 새롭게 떠오르는 ‘다크사이드 포스'(포스의 어두운 면)를 다룬다.

무엇보다 국내 팬들이 환호하는 지점은 이정재가 한국배우 최초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에 출연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누리꾼들은 ‘애콜라이트’ 각종 예고편에 이정재가 과거 출연한 ‘신세계’ ‘도둑들’ ‘암살’ 등의 대사를 패러디하며 ‘댓글 놀이’를 이어가며 기대를 표하고 있다.

그렇지만 해외 분위기는 국내와는 상반된다.

‘스타워즈’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영어 예고편은 국내 예고편과 다르게 부정과 조롱의 댓글이 가득하다. 지난 3월 공개한 예고편에 달린 “누가 제다이를 죽이고 있다, 그건 디즈니”라는 댓글에 무려 3만여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디즈니는 우리의 피드백을 신경 쓰지 않는다” 등의 부정적인 댓글도 눈에 띈다.

또한 극중 이정재의 대사인 “눈을 감으세요. 무엇이 보이나요?”를 인용해 “메시지”라고 답한 댓글도 있다. 이는 디즈니가 최근 선보이고 있는 다인종 캐스팅으로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주입하려고 한다’는 비판적인 목소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이정재의 캐스팅보다, 디즈니의 행보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디즈니는 실사영화 ‘인어공주’를 통해 선입견을 깨는 ‘흑인 인어공주’를 선보였으나 원작 훼손 논란을 야기했다. 아직 개봉하지 않았지만 ‘라틴계 백설공주’ 역시 스틸이 공개될 때마다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애콜라이트’에는 제다이 마스터 솔 역할의 이정재 외에도 아만들라 스텐버그(아프리카계), 매니 자신토(필리핀계), 조디 터너 스미스(아프리카계) 등 다양한 유색인종 배우들이 출연한다. 백인 배우는 다프네 킨 ‘매트릭스’에 출연한 캐리 앤 모스 등 여성 배우들이다.

‘애콜라이트’ 런던 프리미어 현장에서 이정재의 모습. 사진제공=디즈니+

● ‘애콜라이트’ 감독 “인종차별주의자, 팬으로 간주하지 않아”

최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스타워즈’ 팬덤의 일부가 반발하고 나섰다”면서 “‘왜 그렇게 많은 여성, 소녀, 소수자 캐릭터가 제다이 계급을 더 지배하는가?’라는 댓글이 ‘애콜라이트’ 예고편에 달렸고, 비슷한 견해를 표현하는 다른 댓글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반응에 대한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의 입장도 소개했다. 감독은 “나는 ‘스타워즈’ 팬들과 공감하며 이들을 굳게 지지한다”면서도 “편견, 인종차별 또는 증오 발언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팬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디즈니 산하 루카스필름을 이끌고 있는 캐슬린 케네디 대표는 뉴욕타임스에 ‘애콜라이트’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했다. 그녀는 “스토리텔링은 모든 사람을 대변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이야기 속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스타워즈’ 프로젝트는 “제작 및 마케팅 예산이 높기 때문에 이야기 전개는 최대한 많은 관객에게 어필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애콜라이트’는 8개의 에피소드에 1억8000만 달러(2479억원)의 제작비가 들었고, 제작 기간만 4년에 달한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애콜라이트’는 “쉽게 만족시키기 어려운 ‘스타워즈’ 골수 팬들을 만족시키고, ‘스타워즈’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 없는 완전한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재 또한 지난해 열린 ‘스타워즈 셀레브레이션’ 행사에서 “‘애콜라이트’는 지금까지 나왔던 ‘스타워즈’ 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며 “‘스타워즈’ 시리즈는 항상 발전된 이야기와 비주얼을 보여줬는데, ‘애콜라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개 전부터 다양한 이슈를 야기한 ‘애콜라이트’가 ‘스타워즈’의 팬들은 물론, 새로운 시청층까지 유입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글로벌 시사회를 통해 먼저 베일을 벗은 ‘애콜라이트’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다.

미국 연예 전문 매체 스크린랜트는 “이전 스타워즈 시리즈의 색은 물론 새롭고 독창적인 매력이 담겨있다”면서 “‘스타워즈’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시리즈”라고 호평했다.

뉴욕타임스 또한 “2012년 디즈니의 (‘스타워즈’ 제작사 루카스필름)인수로 시작된 ‘스카이워커’ 대서사를 뛰어넘어 다양성과 확장으로 정의되는 ‘새로운 스타워즈’ 시대를 맞아들인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맥스무비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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