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 모으려 알바하다 만난 가황
50만명 중 1명 발병하는 희귀병 진단
“아예 소리를 듣지 마라” 처방까지
호텔에서 노래를 부르던 아르바이트생이 가수 나훈아를 만나 지금은 한국 톱가수가 되었다는 사연이 밝혀지며 화제가 된 여가수가 있다.
희귀병을 앓으면서도 대입 준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한국 최고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심수봉이다.
노래 아르바이트 하다 만난 나훈아의 적극 추천
지난 2023년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한 가수 심수봉은 대학가요제로 데뷔하기 이전에 프로 가수로 데뷔할 뻔했던 사연을 밝혔다.
심수봉은 197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자신이 직접 작사하고 작곡한 노래 ‘그때 그 사람’을 부르며 전국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대학가요제’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것에는 가수 나훈아의 도움이 무척이나 컸다고 전해져 놀라움을 안겼다.
심수봉은 “1975년 학비를 벌려고 (서울의) 도쿄호텔에서 피아노 치며 노래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그때 나훈아 선생님이 찾아오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나훈아를 알아본 심수봉은 나훈아의 노래 ‘물레방아 도는데’를 서비스로 불렀는데 마침 레코드 회사 사장과 동석했던 나훈아는 심수봉에 큰 관심을 가졌다.
심수봉은 “선생님(나훈아)은 ‘저 사람이 가수 안 하면 누가 하냐’라며 칭찬하셨다”며 가수의 길을 강력하게 추천했다고 말했다.
나훈아는 심지어 심수봉의 어머니에게도 전화를 걸어 “나 심 양(심수봉)의 팬입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심수봉을 이끌어줬다.
그러나 여러 문제로 인해 나훈아와 준비했던 듀엣 앨범은 무산되고 말았다고.
하마터면 가수의 꿈을 접을 뻔했지만, 심수봉은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앨범은 하나 내고 그만둬야겠다는 오기가 생겨 ‘대학가요제’에 출전했다고 밝혔다.
심수봉을 지금의 톱가수로 만들어준 ‘대학가요제’의 출전 계기에 나훈아도 큰 영향을 미쳤던 것.
심수봉은 나훈아 덕분에 데뷔했다면서 고마움을 표현하면서도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가수였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희귀병 진단 받아 섬으로 요양… “하마터면 실명될 뻔”
한편 심수봉은 16세 때 병원에서 희귀병을 진단받았다는 사실을 밝히며 큰 화제가 되었다.
심수봉이 진단 받은 희귀병은 ‘뇌신경 인플레’라는 희귀병으로, 라디오나 사람 목소리 같은 미세한 소리에도 뇌에 치명적인 자극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다.
50만 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희귀병을 진단받은 심수봉에게 의사는 아예 소리를 듣지 말라고 처방을 내렸다고.
심수봉은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를 회상하며 “소리가 없는 곳으로 가려고 16세 때 인천의 섬으로 요양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한 번은 언어 폭력을 당한 뒤 눈이 충혈돼 안구 내 출혈로 실명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고 전하며 놀라움을 안겼다.
심수봉은 “수술 후 괜찮아졌지만, 그 정도로 소리에 민감하다”고 설명하며 “마취제를 맞았음에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을 정도로 아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 당시에는 신기가 있다, 귀신 들렸다는 말도 들었다”며 담담하게 전한 심수봉. 그러나 질병을 장점으로 삼아 극복할 수 있었다.
“질병을 장점으로 삼아 모든 소리의 정체를 찾기 시작했다”고 밝힌 심수봉은 희귀병을 극복해 나가고 있음을 전해 감탄을 자아냈다.
심수봉은 대부분의 히트곡을 직접 작사, 작곡한 한국 최고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가수 중 한 명으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백만송이 장미’, ‘사랑밖엔 난 몰라’ 등 다수의 히트곡을 불렀다.
떨림이 묻어나는 애절한 목소리와 특유의 가냘픈 비음으로 관객을 한순간에 집중시키며 한국의 레전드 여가수라 불리는 심수봉.
지난 4월 ‘트롯뮤직어워즈 2024’ 시상식에 참가해 본 무대 축하곡으로 ‘백만송이 장미’를 열창하고 ‘명예의 전당’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심수봉의 사연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나훈아 님이 제대로 보신 듯”, “심수봉 님 노래 너무 잘하셔서 감동 받았던 기억”, “역경을 이겨낸 모습이 너무 멋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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