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 사진=DB |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맞다이로 들어오라”던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이번엔 하이브에 화해를 제안했다. 다만, 자신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시작된 논란들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하이브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향후 갈등 상황이 예의주시된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법무법인 세종 이수균 변호사, 이숙미 변호사과 함께 자리에 참석했다.
전날 민희진 대표는 전날 법원이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어도어 대표직을 지켜낼 수 있게 됐다. 다만 바로 다음날 오전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는 민희진의 측근이자 기존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가 해임되고, 하이브 추천 인사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새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어도어 이사회는 하이브 쪽에 힘이 더 실리게 된 셈이다.
이후 민 대표는 같은 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와 타협점이 마련됐으면 한다”며 돌연 화해를 제안했다. 특히 법원이 자신의 손을 들어준 것을 정당성 삼아 “감정적인 부분은 다 내려놓고 모두의 이익이 되는 방향을 통해 다시 생각해 봐주길 바란다. 그게 이익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도리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4월 진행한 1차 기자회견과는 상반된 태도다. 민 대표는 자신의 경영권 탈취 시도, 배임 의혹 등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단순한 사담 수준이었음을 강조하거나, 타 아티스트를 언급하는 등 눈물과 욕설을 섞은 ‘감정 호소’식 해명을 이어가기도 했다. 하이브를 향해 “맞다이(맞대결)로 들어와라”고 폭주한 민 대표다.
민희진 / 사진=DB |
하지만 1차 기자회견 이후 하이브는 민희진의 배임 행위 정황, 근거들을 제시했다. 또한 ‘뉴진스 맘’으로 정평난 민희진이 뉴진스에 대해 뒷담화 한 카톡이 공개돼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일련의 논란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이브에게 화해를 요청하기 전에 뉴진스 뒷담화 카톡에 대한 해명, 민 대표로부터 의도치 않게 피해 입은 타 아티스트에 대한 수습도 필요했다. 그러나 민 대표는 2차 기자회견에서 뉴진스 비하 카톡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 “”3년 전 메시지를 다 기억하냐”며 회피했다.
방탄소년단, 르세라핌, 아일릿 등 피해받은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뉴진스는 물론 모두가 다 상처받은 일이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그분들을 생각하면, 상처 주지 않으려면 언급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생각한다. 자꾸 끄집어내는 거 자체가 상처라 생각한다. 궁금하더라도 참아야 한다. 쟁점이 아니지 않냐. 그게 보호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하이브가 부인한 ‘밀어내기’를 재차 주장하며 “권유받았던 건 사실이다. 하이브 측은 ‘그냥 담배 타임에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했다’라고 했는데, 내 말은 농담으로 안 받아들이면서 그걸 농담이라 하면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 대표의 2차 기자회견 후 ‘KBS 뉴스 9’에서 출연해 “모두를 위해서, 특히 멤버들을 위해서 빠른 결정(고소·고발 취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부분을 접어두고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재차 뜻을 전했다.
반면 하이브가 민희진과 뜻을 함께할지는 미지수다. 법원이 민희진의 손을 들어준 것은 맞으나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하여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팔게 만듦으로써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민희진이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던 것은 분명하다고 봤다. 하이브는 이러한 ‘배신’ 행위에 주목해 가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양측의 갈등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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