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겪는 누나가 옆에 눕자 6살 금쪽이는 “누나가 괴롭혀요. 엄마가 와서 도와줘요”라고 애원했다. 금쪽이는 아무 이유 없이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도움을 요청하는 아들의 목소리에 엄마는 지쳐 “기다리라고!”라는 말을 하자 급기야 아들은 엄마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엄마는 “나쁜 말하면 안 된다”고 하자, 아들은 “엄마가 없을 때 누나가 괴롭혔다”고 말했다. 대체 금쪽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31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누나를 챙기던 착한 아들이 폭력성을 보인다는 금쪽이 엄마의 고민이 공개됐다. 엄마는 금쪽이와 등원 전쟁을 매일 아침 벌이고 있는데. 금쪽이의 기상과 함께 이유 없는 욕설이 쏟아졌고 네발로 기어다니고 강아지처럼 밥을 먹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한 영상을 보기 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오 박사는 녹화 전 원본 영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너무 마음이 아프고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이 영상을 시청자분께 보여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엄마에게는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며 “진지하게 의논하기 위해서 우리는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영상 원본은 녹화 현장에서만 공개하기로 했다. 제작진은 “전문가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시청자를 위해 일부만 공개하기로 결정됐다”고 자막을 내보냈다.
금쪽이네 집에 거치 카메라만 두고 제작진을 철수했던 상황. 엄마가 쓰레기를 버리고 온다고 나간 뒤, 누나는 금쪽이에게 달려갔다. 금쪽이가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동생을 툭툭 건드렸다. 누나는 동생의 등을 한참 빤히 보다가 동생의 등을 세게 때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누나는 동생의 몸을 들어 올려 내동댕이 쳤고, 얼굴을 때렸다. 아파서 잠에서 깬 동생은 “누나 미워. 누나랑 안 놀아!”라고 말하며 애써 무시하고 돌아누웠다. 그러자 누나는 동생을 세게 때렸고 동생은 욕을 내뱉는데 갈수록 누나의 폭력은 심해졌다.
자다가 일방적으로 맞은 금쪽이는 겁에 질려 누나를 피해 화장실로 도망가지만 누나는 동생을 바로 쫓아간다. 동생이 오열하지만 누나는 동생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이후 출연자 보호를 위해 일부 영상은 비공개했다. 종이접기 때 동생을 질투하던 누나가 벌인 일이었다.
누나의 폭력을 피하려 여섯 살 금쪽이가 선택한 건 현관문을 열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었다. 금쪽이는 현관 밖에서 무릎을 꿇은 채 엄마를 부르며 “아파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며 울부짖었다.
잠시 뒤,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온 엄마. 아들은 울며 엄마가 누나가 괴롭혔다고 말해보지만, 엄마는 “문은 누가 열어 놨어? 네가 열었어?”라고 딴소리를 했다. 엄마는 우는 아들에게 더 이유를 묻지 않고 집 정리만 했다.
영상을 본 오 박사는 금쪽이 엄마에게 “아동학대에 들어간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금쪽이의 모습을 마치 맹수들이 있는 정글에 관람을 갔다가 사파리에서 뚝 떨어지게 돼서 도와달라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오 박사는 누나의 행동을 예측도 못 하는 동생에게 “오직 욕설만이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난폭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금쪽이 누나에 대해 “자폐 스펙트럼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지능에 문제가 있는) 지적장애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적장애는 지능이 정상적인 범주보다 낮아 적응 영역에서 어려움을 가지는 경우를 말한다.
오 박사는 “자폐 스펙트럼은 보이지 않는 상징화 되어 있는 마음을 파악하는 게 어렵다”며 “근데 금쪽이 누나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언어적 의사소통이 서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된다”며 “자폐 스펙트럼이 겪는 어려움 중에 하나가 눈치(주변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부족한데 금쪽이 누나는 눈치가 빤하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엄마가 함정에 빠져 있다”며 “‘첫째가 한없이 가여워. 불쌍해 죽겠어’ 엄마가 이런 마음을 갖고 있으면 안 가르친다”고 꼬집어 말했다.
오 박사는 “지적장애는 물론 배우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보통 아이들을 두 번 가르치면 배울 수 있는 거 얘네들은 20~200번 가르치면 배운다”며 “그러니까 시간이 오래걸리겠지만 인간이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을 가르칠 수 있다. 그런데 이거 엄마가 안 가르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박사는 “장애가 있다고 불쌍하고 가여워서 끼고 돌면 아이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냐?”고 물으며 “결국 그 결과가 이 영상에 고스란히 나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엄마에게 “(첫째에게) 가르치셔야 한다”며 “허용 안 되는 건 허용해 주지 마셔야 한다. 그것이 첫째를 정말 돕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기점으로 아셨다”며 “알았는데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게 두는 건 방임”이라고 따끔하게 말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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