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에 이어 모교까지 ‘김호중 지우기’에 나섰다.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33)의 모교 쉼터에 설치된 ‘트바로티 집’ 현판이 철거된 것이다.
29일 김호중의 모교인 경북 김천예술고등학교는 전날 교내 쉼터 누각의 ‘트바로티 집’ 현판과 김호중 사진 등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트바로티’는 김호중의 별명으로 ‘트로트’와 이탈리아 성악가 ‘파바로티’를 합성한 단어다.
해당 누각은 지난 2020년 김천시의 지원을 받아 만든 8.5평 규모의 쉼터인데, 학교 측은 이곳을 ‘트바로티 집’으로 명명하고 김호중의 사진과 보도자료 등을 비치해 둔 바 있다.
이곳은 김호중의 팬들이 방문하는 관광명소 중 한 곳이기도 했는데, 실제 철거된 안내문에는 “성악가이며 인기가수인 김천예고 졸업생 김호중을 아끼고 사랑하며 힘이 되어주시는 전국의 아리스(김호중 팬덤명) 회원 여러분들과 본교 재학생들의 쉼터”라고 적혀 있었다. 이와 관련해 김천예고 관계자는 “트바로티 집이었던 정자는 학생 쉼터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천시에 설치된 ‘김호중 소리길’에 대해서도 철거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이곳은 김천시가 지난 2021년 2억 원을 들여 관광 특화 거리로 조성한 공간인데, 김천예고와 연화지를 잇는 거리에 김호중을 테마로 한 벽화와 포토존 등이 들어서 있다. 김천시 측은 아직 철거 여부에 대해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방송가에서도 김호중의 흔적을 지우는 중이다. 이날 KBS 측은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열고 최근 ‘음주 뺑소니’ 혐의로 물의를 빚은 김호중에 대해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는 대상자에 대해 법적 판결이 내려지기 전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출연 정지 결정을 내리는 것을 뜻하는데, 향후 법적 판결이 나오면 심사위에서 제재 수위를 재논의할 예정이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음주 상태에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사고후미조치·범인도피방조)를 받는다.
사고 직후 김호중의 매니저는 본인이 운전해 사고를 냈다며 허위 자수했고, 김호중은 약 17시간 뒤 경찰에 출석해 자신을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당초 김호중은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하며 콘서트를 강행했으나, 음주 정황이 계속 드러나자 콘서트를 마친 뒤 뒤늦게 범행을 시인했다. 지난 24일부터는 사건을 은폐한 소속사 대표, 본부장과 함께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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