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에이트 쇼’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쌍끌이 흥행
“얘가 얘였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두 화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에이트 쇼’와 JTBC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장르도 작품의 분위기도 전혀 다르다. 공통점이라곤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이 두 작품의 유일한 공통점이라면, 여주인공 천우희의 존재다. 그마저도 자세히 뜯어보지 않으면 같은 배우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 ‘천의 얼굴’이라는 자신의 수식어를 보기 좋게 증명해낸 셈이다.
지난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남자가 마침내 운명의 그녀를 구해내는 판타지 로맨스다. 천우희는 복씨 집안의 재산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복귀주(장기용 분)에게 접근한 수상한 여자 도다해 역을 맡았다.
지난 17일 공개된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천우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인 8층 역을 맡았다. 돈이 아닌 재미를 추구하는 극한의 도파민 중독자다.
사실상 배우의 입장에서 두 작품이 동시에 방영되는 것은 그리 반길 만한 일은 아니다. 천우희 역시 유튜브 채널 ‘피디씨’에서 이를 자신의 ‘징크스’라고 표현했다. 그는 “1~2년 혹은 3년 전까지도 했던 작품이 꼭 겹쳐서 나온다”면서 “제 필모그래피 보면 저는 지금까지 계속 1년에 한 작품씩 했는데 두 작품이 겹쳐서 한 달 사이에 공개된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 역시 자신의 장점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천우희는 “반대로 생각하면 아예 다른 작품 속 다른 결의 모습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배우로서는 장점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더 에이트 쇼’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상반되는 두 캐릭터는 오히려 각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해주면서 천우희라는 배우의 넓은 스펙트럼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특히 ‘더 에이트 쇼’의 8층 역은 천진난만하면서도 광기 섞인 웃음이 짜릿한 자극을 주면서도 동시에 짙은 잔상까지 남기면서 역대급 캐릭터로 기억된다.
단순히 두 캐릭터만 가지고 이 배우의 스펙트럼을 논하는 건 아니다. 처음 대중에게 천우희라는 배우의 얼굴을 각인시킨 영화 ‘써니’(2011)를 시작으로 여전히 그의 경력에서 가장 강렬한 연기로 꼽히는 ‘한공주’(2014), 칸 영화제와의 인연을 맺게 한 영화 ‘곡성’(2016), 마니아층을 형성하게 한 드라마 ‘멜로가 제칠’(2019) 등을 비롯해 그의 필모그래피를 채운 수많은 작품을 곱씹어도 어느 것 하나 겹치는 캐릭터가 없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