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보물들이 가득한 동네, 경상북도 안동시로 ‘동네한바퀴’ 272번째 여정을 떠난다.
오동나무숲이 우거져 있어 ‘오동나무숲의 터’라는 뜻을 가진 임하면 오대리 시골길을 걸으며 하얀 꽃이 예쁘게 핀 사과나무 앞에서 꽃의 향긋한 향을 살짝 맡아보고 발걸음을 옮기던 중, 상황버섯을 말리고 있는 부부를 발견한다. 30년간 상황버섯 재배에 힘쓰고 있다는 류충현(61세) 씨. 충현 씨는 상황버섯을 새로운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 생각해 낸 하회탈 모양의 빵에 상황버섯을 넣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맛도 있고, 멋도 있는 상황버섯 하회탈빵을 완성하게 되었다. 오랜 노력과 뜨거운 열정, 빛나는 아이디어가 들어간 상황버섯 하회탈빵의 맛과 멋은 어떨까?
금소마을을 조금 더 둘러보던 이만기는 의문의 소리에 이끌려 고택 안으로 들어가 본다. 고택 안에서 아흔이 다 되어 가는 나이에도 여전히 베틀로 안동포를 짜는 황영금(87세) 어르신과 삼을 삼고 있는 박금화 씨를 만난다. 시집오기 전부터 베를 짰다는 황영금 어르신. 안동포를 짜면서 힘들고 서러울 때가 많아 베틀의 ‘베’자 안 쓰려고 했단다. 베를 짜다 힘들 때면 베틀가를 부르면서 위로했다는 황영금 어르신의 베틀가를 들으며, 안동포 속에 깃든 어머니들의 한과 혼을 느껴본다.
와룡면의 한적한 시골 마을 길을 걷다, 작은 텃밭에서 일을 하는 조선행(65세), 권오엽(71세) 부부를 만난다. 집 주변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사용해 음식을 만들고 있단다. 그중에서도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꿩장과 콩멸장이 단연 으뜸이라고. 형제들과 나눠 먹던 기억, 어머니를 돕던 기억 등 행복한 추억이 가득한 음식이기에 아내 선행 씨는 남편을 위해 여전히 콩멸장을 만든다. 시어머니의 사랑과 정성, 어린 시절의 추억이 들어가 있는 꿩장과 콩멸장의 맛을 본 이만기의 반응은?
생생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벽화와 신기한 트릭아트가 있는 예끼마을.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란다. 예끼마을은 안동댐 건설로 수몰되어 고향을 잃은 사람들이 댐 주변으로 옮겨오면서 생겨난 마을로, 수몰민의 설움과 애환이 깃든 의미 있는 마을이다. 마을 곳곳에 예술적인 손길을 더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즐겁게 예끼마을을 구경하던 중, 각양각색의 돌로 집에 담을 쌓고 있다는 김영대(71세) 씨를 만난다.
와룡면의 조용한 시골길을 걷다가 파파야 농장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농장 안으로 들어가 본다. 들어가 보니 바나나 나무와 파파야 나무가 가득 심어져 있는 풍경들에 놀라움을 감추기 어렵다. 약 14년 전에 안동으로 귀농을 하고 시골 마을에서 파파야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황순곤(62세) 씨. 90년도에 우연히 열대과일 씨앗을 얻어 취미로 화분에 심었던 것을 시작으로, 약 1,000평 규모의 농장 주인이 된 순곤 씨. 끝없이 연구하고, 매달린 결과 현재는 파파야, 바나나, 망고, 용과, 잭프룻 등 약 30여 가지의 열대과일을 생산의 달인이 되었다.
옥동 동네 길을 구경하며 걸어가다 보행차에 자신의 몸보다 더 큰 보따리를 싣고 천천히 다가오는 어르신을 만난다. 큰 보따리 안에는 딸에게 주려고 직접 재배한 상추, 열무 등 채소들이 가득하다. 어르신의 짐을 들고 따라가니 찜닭 식당을 운영 중인 어르신의 딸인 강옥령(66세) 씨를 만나게 되고, 새로운 찜닭을 만들고 있다는 옥령 씨의 말에 궁금증이 생겨, 마침 배도 출출했던지라 맛보기로 한다.
약 20년간 약선음식에 대해 연구했다는 옥령 씨는 과천에서 34년 정도 안동찜닭 집을 운영하다, 어머니의 품과 고향이 그리워, 3년 전에 안동으로 돌아와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오랜 연구를 거듭한 자신만의 안동찜닭에 약재로 육수를 내고, 안동의 특산품인 마를 넣어 건강하면서도 색다른 맛인 참마찜닭을 완성하게 되었단다. 서로에게 든든한 나무가 되어주는 모녀(母女)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세월의 짙은 향기를 간직한 채, 보물처럼 귀하고 빛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안동 이웃들의 이야기가 5월 25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동네 한 바퀴’ [272화 세월의 향기에 머물다 – 경상북도 안동시]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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