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상관없이 차별 없는 영화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스마트글라스 극장가 도입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시청각 장애인들은 전국 영화관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없다. 시각 장애인의 경우 앱을 통해 화면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특정한 시간대, 특수관에 가야 영화를 즐길 수 있으며 청각 장애인은 한글 자막이 제공된 영화만을 관람할 수 있다. ‘가치 봄 상영회’라는 이름으로 배리어 프리 상영이 진행되고 있지만 영화관도 한정돼 있고 볼 수 있는 시간대와 영화도 제한적이다.
또 최신작 관람에서는 배제돼 왔다. 기존 매년 약 100편의 한국 영화가 청각장애인 등을 위해 한글 자막·화면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자막과 해설 제작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영화가 개봉하고 약 한 달을 기다려야 했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해 시각장애인이 화면 해설을 들으며 극장에서 최신 영화 관람하는 서비스 도입을 시작으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장소를 가리지 않고 최신작을 볼 수 있도록 동시 관람 장비를 보급화가 신경 써 왔다. 올해는 ‘장애인을 위한 영화관 동시 관람 장비 도입 지원 사업’을 신설해 복권기금으로 31억59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스마트글라스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영화관 동시 관람 도입 지원 사업 중 하나로, 영화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선택한 언어로 번역된 자막을 제공한다. 현재 미국은 모든 극장에 스마트글라스가 도입돼 자막과 화면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는 스마트글라스 사업을 수행할 민간 단체 선정을 시청자미디어재단으로 선정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수행 기관 단체 선정은 완료했고 이제 이 장비 안에 들어가야 할 소프트웨어 같은 것들의 논의가 있다. 극장이나 배급사 등 포함된 이 단체를 통해 의견을 받아 선정과 도입 과정을 거쳐 배포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라고 진행 사항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국어 자막이 제작돼 있고 수어 영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다문화 가정, 외국인 관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다국어 자막이 이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은 하지만, 기본적으로 청각장애인들의 관람 환경 개선이 최우선시 할 것”라고 설명했다.
장애인의 영화관람권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아지기 시작한 건 영화 ‘도가니’가 개봉 된 후부터다. 당시 영화는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문제를 고발했지만, 정작 청각장애인들은 수화 제공이나 자막이 제공되지 않아 볼 수 없었다.
한 영화 관계자는 “2015년 장애인 차별 금지법 시행령 제15조에 따라 2015년 4월부터 스크린 기준 300석 이상 규모의 영화 상영관은 장애인이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의무화 했지만, 멀티플렉스가 이 역할의 주체를 제작사, 배급사라고 지목하며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허비한 시간이 길었다. 몇 년 전부터 영화진흥위원회가 나서서 이 문제의 개선을 해오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지난해 최신작 화면 해설에 이어 올해 스마트글라스 보급이 이뤄져 차별 없는 영화관람 환경이 하루 빨리 국내 극장가에 자리 잡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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