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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섭외 경쟁에 시달려…365일이 시상식 시즌” [곪아가는, K-팝 시상식②]

데일리안 조회수  

섭외 부탁하는 사람도, 부탁받는 사람도 모두 불편한 상황

1~2년 스케줄 잡혀있는 아이돌, 시상식 위한 연습으로 건강 차질 우려도

“연말연초가 시상식 시즌이던 시절은 갔죠. 이젠 1년 365일이 시상식 시즌이나 다름없다니까요?”

1년에 열리는 대중음악 시상식만 해도 20여개, 개수로만 환산한다면 매달 시상식이 두 개꼴로 열리는 식이다. 케이팝(K-POP) 시장 규모의 성장과 함께 시상식이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면서 나타난 범람 현상이다. 문제는 시상식이 ‘돈’만 좇는 수익 추구 수단이 되면서 공정성과 객관성은 잃고, 여기서 파생되는 피해가 누적되면서 업계에 부정적 영향까지 초래하고 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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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지적되는 문제는 케이팝 팬덤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과 피로감을 안긴다는 점이다. 현재 운영되는 대중음악 시상식은 대부분 팬덤의 투표를 기반으로 한다. 유료 투표가 증가할수록 주최 측의 수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팬덤의 투표 문화는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세대 아이돌의 등장 당시 폭발적으로 확산된 문화로, 자신이 응원하고 지지하는 가수에게 직접 투표하고, 팬덤의 화력으로 가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면서 팬들 간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식이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한 예능에서 “케이팝 팬은 어떤 팬덤보다 더 강력한 몰입과 소비를 보인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케이팝 팬덤의 몰입과 소비 성향을 지나친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써 악용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점이다. 한 아이돌 팬 A씨는 “시상식이 워낙 많다 보니까 핸드폰이 엉망이 됐다”면서 “투표권을 얻으려면 어떤 광고성 앱을 다운받도록 하는 식의 상술을 쓰고 있어 오죽하면 핸드폰이 거의 너덜너덜해진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케이팝 시상식을 해외에서 개최하는 것 역시 팬들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주는 대표적 예시다.

최근 케이팝 시상식이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개최되었고 티켓이 약 59만원에 이르는 고가에 판매됐다. 해당 국가의 1인당 연간소득이 600만원 수준이고, 주 대상이 10~20대 초반 케이팝 팬이었음을 감안하면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한국에서 개최하는 시상식이 통상 1~2만원 수준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수익에 집중한 나머지 현지 물가에 맞지 않는 티켓 가격을 책정하면서 케이팝 산업 자체가 해외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셈이다.

경제적 부담은 팬들에게만 가해지는 건 아니다. 행사에 동원되는 아티스트와 그들의 소속사도 경제적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아티스트의 경우 이미 1~2년 이후의 스케줄까지 예정되어 있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실제로 세세한 일정까진 아니어도 투어 등은 기간이 길어 2년 내외까지는 일정이 잡혀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이 앨범 발매나, 자체 콘텐츠 등의 일정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다른 일정은 잡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런데 시상식의 경우 콜라보레이션 무대라던가 기획 무대를 선보여야 하는데 노래 구성과 안무 연습을 포함한 무대를 소화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시상식 무대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마저도 아티스트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밤샘 작업도 돌입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아티스트의 건강을 위협하는 시상식은 결과적으로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시간을 빼앗는다는 단순한 논리로만 보더라도 아티스트 해외 투어, 행사 출연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사실상 막대한 기회 손실 비용이 발생한다.

한 기획사 홍보 관계자는 “아티스트의 건강을 수익과 연결시키는 것 자체가 속물 같아 보일 수 있지만, 기획사 입장에선 주요 수익원이 되는 아티스트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확한 피해액을 산출하긴 어렵지만 건강의 위협을 받는 건 사실”이라며 “더구나 최근엔 케이팝 시상식이 대부분 해외에서 개최되면서 장거리 이동까지 더해져 아티스트의 피로가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19세 미만 미성년자들이 다수 포함된 아이돌 그룹은 시상식 참여와 준비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상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용역제공 시간(주 35~40시간)을 초과할 수밖에 없어 불법적인 상황에 노출될 수도 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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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건, 섭외 경쟁에 맞서야 하는 매니지먼트사다. 다수의 시상식이 비슷한 시기에 열리다 보니 경쟁적으로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일이 당연시되고 있다. 과열 경쟁 속에서 주최사들도 섭외가 어려워지자, ‘참석=수상’이라고 은밀하게 제안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당사 아이돌의 출연을 ‘확정’만 해준다면 시상식 날짜도 바꿀 수 있다고 하더라. 그만큼 시상식이 무게감이 떨어지고, 권위가 없을 수 있나 싶었다”며 “그런 시상식에서 상을 준다고 하더라도 아티스트 입장에서 별로 받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는 말을 하는 건 이제 너무 당연한 말이다. 그런 말조차 이젠 통하지 않는다. 기획사도 ‘안 받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가장 문제는 대부분의 시상식 주최사가 언론사라는 점이다. 기존에 쌓아온 관계도 있고, 앞으로도 소속사에서 많은 아티스트가 활동할 텐데 혹시나 관계가 틀어지면 활동에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게 우려돼 마냥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상식을 개최하는 주최 측 직원들도 한숨을 내쉰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중음악 시상식 주최 측 내부 관계자는 “시상식을 진행하면서 아이돌 가수를 섭외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협박 아닌 협박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고, 읍소를 하는 상황도 있었다”이라며 “돈벌이라는 비판을 듣는 것도 이해하고 일정 부분 사실이다. 과거의 시상식과는 분명 ‘목적성’에 있어서 달라졌다. 이젠 부탁하는 사람도, 부탁받는 사람도 모두 불편한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편을 들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비즈니스맨들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모델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거다. 더구나 연예 매체를 가지고 있다면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데 있어서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뭐든지 과열되면 문제가 생긴다. 최근 대중음악계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시킨 것처럼, 의식 있고 영향력 있는 그룹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수상을 거부하는 등의 움직임이 이어진다면 난립한 대중음악 시상식도 한 차례 정비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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